'내부결속·우호국 확보', 빨라지는 시진핑 광폭 행보

입력
수정2020.11.15. 오후 4:36
기사원문
정지우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 브릭스·APEC·G20 중요 연설서 다자주의와 관계 심화 제안할 듯
- 美대선 후 줄곧 中중심 협력 강조
지난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광폭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 내 각종 행사에서 혁신과 자립갱생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국제회의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내년 초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이전에 내부 결속을 다짐과 동시에 우호국 확보와 국제적 위치 정립을 다져놓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올해 안의 방한 계획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브릭스·APEC·G20 중요 연설은?

15일 관영 신화통신 등 주요 외신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11월 한 달 동안만 주요 국제 행사에 화상 참석을 잇따라 예고했다.

우선 오는 17일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브릭스 국가간의 동반자 관계 심화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브릭스는 1990년 말부터 빠른 성장을 거듭하며 신흥경제국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국가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개념이다. 5개국을 합치면 세계 인구의 41%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막강한 내수 시장을 가지는 거대한 경제블록이 된다.

중국 입장에선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와 함께 미국의 반중국 경제블록 구상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맞대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다만 인도의 경우 EPN 참여도 미국으로부터 요구받고 있다.

중국 지도부 서열 3위인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 의회) 상무위원장은 브릭스 정상회의에 앞서 지난달 말 열린 참여국 의회 포럼에서 “브릭스 협력 메커니즘을 더 완벽하게 하고 의원·대표간 다양한 우호 교류를 진작해 브릭스 동반자 관계를 더욱 굳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또 20일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화상 참석한다. APEC은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21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협력체다. 홍콩을 제외하면 사실상 20개국이 된다.

중국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국가 정상도 여러 명 자리한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는 대선 이후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을 대신 참여시켰다.

중국이 줄곧 강조해왔던 다자주의 심화를 주문하고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하면서 자국에 우호적이도록 설득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내정 간섭 반대와 회원국 호혜 협력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APEC에는 대만이 회원국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중국과 대만이 현재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 재천명을 비롯해 어떤 형태로든 대만 독립에 관한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시 주석은 21~22일에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역시 주최국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초청을 받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3개의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중국의 글로벌 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면서 “중요 연설을 통해 중국 주장을 대내외에 밝히고 국제 협력 강화를 위한 제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15일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아세안 10개국 등 총 15개 국가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서명했다.

RCEP은 애초부터 미국이 이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항할 동맹 확보를 위해 중국 중심으로 추진됐다. TPP는 미국이 탈퇴해 현재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재가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미국과 관계 악화 속에 RCEP를 통해 무역 통로 다변화를 추구하려는 것"이라며 "미국의 정권 교체 전에 서둘러 RCEP를 체결하려고 한다"고 진단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뉴시스

美대선 후 줄곧 中중심 협력 강조

미 대선 이후 이어진 공식 발언도 대부분 미국 겨냥과 우호국 결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0일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 참여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미국을 비판하고 자국의 발전 추세를 자랑한 뒤 “각국이 중국의 발전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아 중국과의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같은 날 보아오 아시아 포럼 국제과학기술 및 혁신포럼 제1차 대회 개막식에 보낸 축하 서한에서도 “중국은 여러 국가와 함께 과학기술 혁신과 협력을 강화하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국제 과학기술의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제 회생 추진에 기여할 의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12일에는 제3회 파리평화포럼에 전 세계의 단결과 개방, 협력을 강조하는 화상 축사를 보냈다.

#중국 #시진핑 #미국대선 #조바이든 #도널드트럼프 #미국대통령선거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 헉! 소리나는 스!토리 뉴스 [헉스]
▶ '아는 척'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두유노우]
▶ 날로먹고 구워먹는 금융이슈 [파인애플]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