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네이션스리그 확대 논의’ 한국 축구 영향은?

입력 2019.01.07 (18:3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국제축구연맹 피파(FIFA)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1단계> 유럽에서 시작한 네이션스리그를 전 대륙으로 확대한다.
<2단계> 대륙별 상위 팀끼리 대결하는 '글로벌 네이션스리그'를 출범시킨다.

아직 논의 단계지만 이렇게 되면 국제 축구 지형은 크게 변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출범한 유럽 네이션스리그는 한국 축구의 A매치 상대 등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네이션스리그 확대는 한국 축구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까?


북중미, 남미 연맹도 네이션스리그 출범... 아시아는?

유럽에 이어 2019년에는 북중미와 남미 연맹도 네이션스리그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2019~2020시즌을 위한 예선은 이미 지난해 시작됐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에서 네이션스리그를 도입하지 않은 대륙은 아시아와 아프리카만 남는다. 그래서 피파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회원국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FIFA Football Summit(피파 축구 정상회의)'에서 피파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회원국들을 상대로 네이션스리그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전한진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은 "피파가 네이션스리그의 장점을 홍보하는 데에 많은 공을 들였다"며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회원국이 네이션스리그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피파는 네이션스리그 전 대륙 확대에서 더 나아가 대륙별 상위 팀끼리 대결하는 '글로벌 네이션스리그' 출범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존 월드컵 외에 '미니 월드컵'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네이션스리그는 아시아 대륙에도 거대한 물결로 다가오고 있다.


아시아 네이션스리그 어디까지 왔나... 2021년 출범?

지난해 유럽 네이션스리그 출범은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줬다. 유럽 팀과의 A매치가 어려워지면서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 파나마 등 북중미, 남미 팀들과 연이어 평가전을 치렀다. 일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올해 북중미와 남미마저 네이션스리그 체제에 돌입하면 A매치 상대 팀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3월 A매치 주간에 평가전을 치를 상대로 베트남 외에 다른 한 팀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이션스리그를 도입하지 않으면 국제적으로 고립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이래서 나온다.

아시아축구연맹은 멀지 않은 시기에 네이션스리그를 도입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축구계에서는 도입 시기가 2021년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른 대륙처럼 아시아 네이션스리그도 아시안컵의 예선 성격을 겸할 것은 거의 확실하다. 다만 경기 방식은 국가 간 이동 거리가 먼 아시아 특성상 유럽과는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이동 거리를 줄이기 위해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이 한 라운드 정도는 특정 장소에 모여 치르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빅매치? 우물 안 개구리?

네이션스리그는 A매치 주간에도 평가전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축구 약소국들에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좀 다르다.

A매치를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과 해야 한다는 점은 가장 걸리는 대목이다. 아무리 일본, 이란, 호주 등 아시아 강팀들과 경기를 한다 해도 유럽이나 남미 팀들과 대결하며 얻을 수 있는 경험과 국제 경쟁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우려가 있다.

긴 이동 거리로 인한 선수들의 체력 문제와 부상 위험도 단점으로 꼽힌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긴 이동 거리도 문제지만, 매 경기 치열한 경기가 펼쳐지게 돼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표팀 운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준희 위원은 "일반적인 평가전이라면 감독이 새로운 선수도 기용하면서 실험할 수 있지만, 타이틀이 걸린 경기가 이어지다 보면 그런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네이션스리그 도입을 거부할 수 없는 '대세'로 바라보는 듯하다. 빠르게 바뀌고 더 크게 변할 세계 축구 지형 속에서 한국 축구, 나아가 아시아 축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신중한 접근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FIFA ‘네이션스리그 확대 논의’ 한국 축구 영향은?
    • 입력 2019-01-07 18:38:20
    취재K
국제축구연맹 피파(FIFA)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1단계> 유럽에서 시작한 네이션스리그를 전 대륙으로 확대한다.
<2단계> 대륙별 상위 팀끼리 대결하는 '글로벌 네이션스리그'를 출범시킨다.

아직 논의 단계지만 이렇게 되면 국제 축구 지형은 크게 변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출범한 유럽 네이션스리그는 한국 축구의 A매치 상대 등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네이션스리그 확대는 한국 축구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까?


북중미, 남미 연맹도 네이션스리그 출범... 아시아는?

유럽에 이어 2019년에는 북중미와 남미 연맹도 네이션스리그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2019~2020시즌을 위한 예선은 이미 지난해 시작됐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에서 네이션스리그를 도입하지 않은 대륙은 아시아와 아프리카만 남는다. 그래서 피파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회원국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FIFA Football Summit(피파 축구 정상회의)'에서 피파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회원국들을 상대로 네이션스리그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전한진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은 "피파가 네이션스리그의 장점을 홍보하는 데에 많은 공을 들였다"며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회원국이 네이션스리그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피파는 네이션스리그 전 대륙 확대에서 더 나아가 대륙별 상위 팀끼리 대결하는 '글로벌 네이션스리그' 출범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존 월드컵 외에 '미니 월드컵'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네이션스리그는 아시아 대륙에도 거대한 물결로 다가오고 있다.


아시아 네이션스리그 어디까지 왔나... 2021년 출범?

지난해 유럽 네이션스리그 출범은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줬다. 유럽 팀과의 A매치가 어려워지면서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 파나마 등 북중미, 남미 팀들과 연이어 평가전을 치렀다. 일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올해 북중미와 남미마저 네이션스리그 체제에 돌입하면 A매치 상대 팀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3월 A매치 주간에 평가전을 치를 상대로 베트남 외에 다른 한 팀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이션스리그를 도입하지 않으면 국제적으로 고립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이래서 나온다.

아시아축구연맹은 멀지 않은 시기에 네이션스리그를 도입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축구계에서는 도입 시기가 2021년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른 대륙처럼 아시아 네이션스리그도 아시안컵의 예선 성격을 겸할 것은 거의 확실하다. 다만 경기 방식은 국가 간 이동 거리가 먼 아시아 특성상 유럽과는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이동 거리를 줄이기 위해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이 한 라운드 정도는 특정 장소에 모여 치르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빅매치? 우물 안 개구리?

네이션스리그는 A매치 주간에도 평가전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축구 약소국들에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좀 다르다.

A매치를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과 해야 한다는 점은 가장 걸리는 대목이다. 아무리 일본, 이란, 호주 등 아시아 강팀들과 경기를 한다 해도 유럽이나 남미 팀들과 대결하며 얻을 수 있는 경험과 국제 경쟁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우려가 있다.

긴 이동 거리로 인한 선수들의 체력 문제와 부상 위험도 단점으로 꼽힌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긴 이동 거리도 문제지만, 매 경기 치열한 경기가 펼쳐지게 돼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표팀 운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준희 위원은 "일반적인 평가전이라면 감독이 새로운 선수도 기용하면서 실험할 수 있지만, 타이틀이 걸린 경기가 이어지다 보면 그런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네이션스리그 도입을 거부할 수 없는 '대세'로 바라보는 듯하다. 빠르게 바뀌고 더 크게 변할 세계 축구 지형 속에서 한국 축구, 나아가 아시아 축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신중한 접근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