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말구부리고개 넘어 외와마을까지

김칠준 (사)영남알프스천화 이사 / 기사승인 : 2020-11-20 0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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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학교

영남알프스 옛길 걷기 교실

 

언양장이 서는 날인지라 집결 장소인 언양임시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길이 시골장터답게 활기가 넘친다. 터미널에서 14명, 양우내안에 아파트에서 3명이 합류해서 308번 시골버스를 탄 사람이 총 17명이었다. 인보마을에서 하차해 처음 참가한 분도 있고 해서 간단히 서로 인사를 나눴다. 영남알프스 둘레길의 마지막 구간인 5구간은 중선필회관에서 외와마을까지 9.3km 거리인데, 인보에서 중선필회관까지가 약 2.7km, 해서 도합12km의 산골마을 옛길을 걷는 것이다. 조용한 시골마을을 17명의 적지 않은 인원이 걷다보니, 길목에 소재한 사슴농장의 사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모습이 그저 귀여울 뿐이다.

 

하선필공소 밑길에 연해있는 인보저수지를 지나 5구간 시발지인 중선필마을회관에 도착한 시각이 10시 55분이었다.잠시 휴식을 하고 출발 기념 단체사진을 찍었다. 닭이 알을 품고 있는 지형이라는 닭알집골을 지나 상선필마을 어귀에 있는 백운산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우리가 걷는 길이 공교롭게도 천주교순례길과 거의 비슷함을 이정표가 안내해 주고 있었다. 

 

상선필공소를 경유해서 마을 골목길을 지날 즈음 요즘 보기 드문 우물이 있어 목도 축이고, 수통을 보충하기도 했다. 너무 가팔라서 짐을 싣고 가던 말도 구부러졌다는 말구부리고개길로 접어들 때, 초입에 있는 농장 주인이 자기 집의 보물 1호라며 알바위를 넉살좋게 자랑한다. 바위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말도 구부러졌을 정도의 고개길답게 경사가 심해 모두들 무척 힘들어 했다. 이 고개만 올라서면 평탄한 꽃길만 걷을 것이니 힘들 내라고… 다행히 한 사람의 낙오도 없이 고갯길 정상에 도착한 시각이 12시 18분. 점심시간이 되고 해서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맛난 점심식사를 했다.

 

말구부리고개길 정상에서 탑곡(골)공소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양옆 골짜기가 울긋불긋 단풍으로 불타고 있었고, 단풍잎비를 뿌려 주기도 했다.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가 낙엽 흩날리기 놀이를 하기도 했다. 탑곡(골)공소 아랫길을 지나고, 울산의 아마존이라고 하는 가매달의 안내판을 다함께 읽으면서 탐방으로 가름했다.

 

옛날에 기와를 굽어내던 내와마을 초입에는, 안동권씨 재실이 위풍당당한 기와집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내와마을 끝자락의 언덕을 막 지날 즈음 지난 번 사전답사 때 인사를 나눴던 외와마을의 토착민 청년을 길 위에서 우연히 조우하게 됐다. 잠시 마을 소개를 부탁했더니, 마을 뒷산에 있는 김유신 장군의 유적지며 아직도 채굴이 되고 있는 인근의 광산 위치와 외와마을이 울산의 끝이고, 마을 언덕을 경계로 그 너머는 경주 땅이라며 친절히 설명을 해 주었다.

 

김유신 장군의 기도처였다는 감태봉 아랫길을 돌아 영남알프스 둘레길의 종점인 외와마을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시각이 2시 21분이었다. 당초 우려와 달리 약 15분 정도 여유 있게 도착한 셈이다. 그 짧은 여유시간을 틈 타 서영미 씨가 인근의 지인 집을 방문해 단감과 떡을 공출(?)해 왔다. 덕분에 옛길 걷기 마무리 쫑파티를 길 위에서 할 수 있었다.

 

최종 목적지까지 아무 사고 없이 잘 도착했음에 만세와 함께 기념촬영을 끝으로, 보람찬 여정을 마무리했다.


김칠준 (사)영남알프스천화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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