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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원정화 “김현희처럼 살게 해준다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2008년 ‘원정화 간첩 사건’의 진실을 파헤쳤다.

2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가려져 있는 2008년 ‘원정화 간첩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재심을 준비하고 있는 황 중위와 함께 원정화를 찾아가 보았다.

2008년, 스물 여섯의 황 중위는 촉망받는 군인이었다. 3년간 교제했던 여자친구 때문에 인생이 망가질 줄은, 그땐 미처 몰랐을 것이다. 그의 여자 친구는 군부대 안보강사인 8살 연상의 탈북자였다.

우연한 계기로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황 중위는 그녀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만큼 사랑했고 그 관계가 영원할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황 중위 주변에서 묘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가는 곳 마다 수상한 차들이 뒤따라 붙거나, 누군가 자신을 몰래 촬영하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여자 친구와 함께 있을 때 유난히 그런 일이 반복되었지만, 당시의 황 중위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모든 의문은 황 중위가 국군기무사령부 조사실에 끌려가는 날 풀렸다. 영문도 모른 채 연행된 황 중위에게, 조사관들은 그의 여자 친구가 북한 보위부에서 직파한 간첩 ‘원정화’라고 말했다. 그녀는 조사과정에서 황 중위를 간첩 활동의 공범으로 지목했고, 그는 하루아침에 육군 장교에서 군사기밀 유출 피의자가 되어버렸다.

자백하지 않으면 최소 무기징역 아니면 사형이라는 조사관의 압박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얼마 후 재판장에 선 황 중위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되었다. 죄명은 ‘국가보안법 위반’이었다.

뛰어난 능력으로 열다섯 살에 간첩으로 선발되어 살인 훈련을 받았다는 그녀. 하지만 제작진이 만났던 탈북인사들은 그녀의 주장에 대해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절대 정부기관에서 파견된 간첩일수가 없다는 것.

현재까지도 원정화 사건의 진실에 대해 많은 의견이 분분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출소 후 원정화는 다양한 매체에서 각종 북한의 이슈에 의견을 내는 ‘간첩 출신’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누군가 자신을 간첩으로 신고했다는 수사관의 말에 당황했다는 원정화는 “솔직히 말하면 김현희처럼 살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국가안전보위부다 거짓말했다. 아버지를 상부라고 한 거다”고 고백했다.

원정화 간첩사건은 황당한 거짓말과 수사기관의 설계가 더해져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방송에서 한 전문가는 “다 소설이다. 금성 정치대학은 성인들이 가는 곳이고, 원씨가 다녔다는 대학엔 야간반도 없다. 사로청에는 서기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직 간첩 역시 “영화에나 나오는 이야기다. 공작금을 스스로 벌어서 쓰라고 했다던데, 돈이 없으면 공작을 안 시키지 스스로 벌어서 쓰라고는 안 한다”고 밝혔다.

2020년 현재 황 중위는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

happ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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