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원정화는 조작된 간첩?…"영화에나 나올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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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1.22. 오전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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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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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처
'한국판 마타하리'로 불리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원정화가 거짓으로 간첩 행세를 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스파이를 사랑한 남자-그리고 여인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 2008년 '원정화 간첩 사건'을 재조명했다.

원정화는 2008년 7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된 인물이다. 당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함경북도 청진시 출신으로, 1988년 고무산여자고등중학교 4학년 재학 시절 학업 성적이 우수해 '이중영예 붉은기 휘장'을 받았다.

앞서 원정화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에 발탁돼 공작원 양성소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는 독침 등 살상 무기 사용법, 사격 등의 훈련을 받은 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포섭돼 탈북자로 위장하고 남한으로 넘어왔다.

이후 원정화는 우리 국군 장교였던 황 중위와 내연 관계를 맺은 뒤 군사기밀을 빼돌리다 결국 체포됐다. 그는 황 중위가 자신이 간첩인 사실을 알면서도 내연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줬다. 원정화에겐 징역 5년이 선고됐으며 2013년 만기 출소했다.

당시 원정화는 눈에 띄는 외모로 화제가 돼 '미녀 스파이' '한국판 마타하리' 등으로 불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그가 진짜 간첩이 아니었을 수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원정화는 자신이 15세에 사회주의 노동청년동맹위원장에게 발탁돼 낮엔 조직부 서기, 밤엔 정치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집안의 성분이 좋아 일찍이 공작원으로 발탁됐다고 했다.

그러나 방송에서 한 전문가는 "다 소설이다. 15살이 뭘 안다고 그렇게 하냐"며 "금성 정치대학은 성인들이 가는 곳이고, 원씨가 다녔다는 대학엔 야간반도 없다. 사로청에는 서기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른 전문가는 "원정화가 훈련을 했다는 805 훈련소는 없고 815 훈련소는 있다"며 "그가 미군기지에 대한 정보를 넘겼다고 하는데, 그런 건 위성지도를 보면 다 나와서 군사 기밀로는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전에 간첩 활동을 했던 한 인물은 원정화 사건에 대해 "영화에나 나오는 이야기"라며 "공작금을 스스로 벌어서 쓰라고 했다던데, 돈이 없으면 공작을 안 시키지 스스로 벌어서 쓰라고는 안 한다"고 밝혔다.

한편, 원정화 사건으로 인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3년 6월형을 받고 군을 떠났던 황 전 중위는 재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이상 자신과 같은 간첩 사건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한다.

황 전 중위는 "국가가 개인에게 이러면 안 된다. 그리고 원정화는 특히 나를 생각해서라도 진실을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변호인은 "원정화가 간첩으로 인식되고 행세하는 것을 뿌리 뽑아야 그로 인해 생긴 수많은 사회적 부작용을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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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법조팀, 사건팀을 거쳐 증권부에 있습니다. 매주 [자오자오 차이나]를 연재합니다. 의견과 제보는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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