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28)이 ‘명장’ 펩 과르디올라(49) 맨체스터 시티 감독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손흥민은 22일(이하 한국 시각) 잉글랜드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EPL 9라운드 맨시티와 홈 경기에서 전반 5분 만에 선제 결승골을 꽂아 토트넘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20분 지오바니 로 셀소(24)의 쐐기골이 터졌지만, ‘킹 오브 더 매치’의 주인공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의 피니시, 조제 무리뉴(57) 토트넘 감독의 전술적인 효율성에 상대 과르디올라 감독은 속수무책이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EPL에서 11차례 유효 슈팅 때려 9골을 뽑아냈다. 9골은 EPL 득점 공동 2위(8골)인 도미닉 칼버르-르윈(23ㆍ에버턴), 모하메드 살라(28ㆍ리버풀), 제이미 바디(33ㆍ레스터 시티)보다 1골 많은 1위 기록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까지 따지면 손흥민은 올 시즌 총 11골(5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EPL 9골을 오른발(4골)과 왼발(4골), 헤딩(1골) 등으로 만들어냈다. 그야말로 온몸이 득점 병기다. 맨시티전에서도 손흥민의 골 결정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동료 탕귀 은돔벨레(24)가 로빙 패스를 찔러주자 빠르게 쇄도해 들어가 드리블한 후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왼발 땅볼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맨시티를 상대로 개인 통산 6호골을 작성하며 ‘맨시티 천적’임을 입증했다.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 2차전에서 총 3골을 넣어 토트넘의 결승행을 견인한 걸 포함해, 맨시티를 상대로 최근 공식전 5경기에서 5골을 넣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를 맞아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는 제이미 바디(9골)뿐이다.

토트넘은 전술적으로도 상대 맨시티의 허를 찔렀다. 슈팅 수(4-22)와 유효슈팅 수(2-5), 볼 점유율(34-66) 등에서 크게 열세였지만, 결과에선 완승이었다. 토트넘은 맨시티의 공격을 먼저 막아낸 다음 역습을 펼치는 방식으로 득점의 효율을 높였다.

손흥민의 선제골도 상대 수비수를 순간적으로 제치고 돌파한 결과였다. ‘적장’ 과르디올라 감독은 "저희가 전반 5분 만에 실점한 것은 토트넘에 가장 완벽한 승리 시나리오였다"며 "해리 케인(27)이 공을 떨어뜨리면 스테번 베르흐베인(23)이나 손흥민이 수비 뒤 빈 공간으로 쇄도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거기에 더 잘 대응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초반 실점을 하고 나서 토트넘은 수비를 깊게 세웠다. 토트넘은 2차례의 유효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만들었다. 상대가 수비를 깊게 서면서 저희 팀은 체력적으로 애를 먹었다. 그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경기의 전반적인 흐름을 내주더라도 득점만은 가져가자는 무리뉴 감독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6승 2무 1패가 승점 20이 된 토트넘은 이날 기준 나란히 9경기를 소화한 첼시(5승 3무 1패ㆍ승점 18)를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올라 섰다. 토트넘은 27일 오전 5시 루도고레츠와 UEFA 유로파리그 홈 경기를 갖는다. 손흥민이 또 다시 득점포를 가동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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