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신공항 반대→신중론 고개…PK 지지율 되레 올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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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1.23. 오후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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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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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PK·TK·광주호남 3자 연석회의 제안"
주호영 "국토부·검증위 입장 확인한 뒤 논의"
PK 지지율 국민의힘 2.9%p↑, 민주당 1%p↓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가덕도 프레임'에 말려들어 당 차원의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채 여권의 공세에 수세적으로 끌려다니는 가운데 당 일각에선 무조건 반대하는 대신 타당성을 검토해보자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이 김해신공항 재검증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고 정부에 화살을 돌리는 동시에 무조건 불가에서 검토 쪽으로 변화가 감지되자, PK(부산·경남) 지지율은 민주당이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되레 올랐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3일 당 회의에서 "국가 중요 정책이 가볍게 결정되면 안 된다"면서도 "김해신공항 추진 관련 권한을 가진 국토부가 그 계획이 변경됐는지 안 됐는지부터 입장을 밝혀야 하고 검증위의 검증 내용에 관해 그 정확한 뜻이 뭔지 먼저 검증되고 난 다음에 다음 단계로 결과에 따라서 논의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주 원내대표는 "몇십조원씩 드는 중요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선 안 되고 충분한 과학적 자료 검증 없이 쉽게 해서도 안 될 일"이라며 "중요 국책 사업들은 최고 전문가가 모여서 대한민국 전체 이익에 가장 부합되게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며 절대 불가로 선 긋기에 나섰던 지난 주와 비교하면 한결 누그러진 입장으로, 검증 번복 논란을 낳은 정부에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쪽으로 신공항 해법의 가닥을 잡아나간 것으로 보인다.

가덕도 신공항이 정국의 핵으로 등장하면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미칠 파급력이 만만치 않자, 무조건 반대가 자칫 여권에 '부산 표'를 몰아주는 자충수가 될 수 있는 만큼, TK 민심을 의식해 섣부른 찬성 대신 신중론을 유지하면서 PK 성난 민심을 달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PK 3선 하태경 의원은 지역 관문 공항 상생을 위한 'PK·TK·광주호남 3자 연석회의'를 23일 제안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당 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뿐만 아니라 대구 신공항특별법, 광주 신공항이전 특별법에 대해서도 여야 간 조속한 협의로 처리하자고 한 제안에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힌 셈이다.

하 의원은 "현재 부산은 가덕신공항 건설 문제, 대구경북은 군위신공항, 호남권은 광주 공항 이전 후 무안신공항 문제가 있다"며 "각 지역 관문공항 문제의 포괄적이고 공정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공항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모든 지역을 골고루 발전시키는 지방 분권 대혁신 논의를 시작해보자"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부산독립선언' 출판기념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23. photo@newsis.com
윤희숙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략 10여조원으로 추산된 가덕도 공항건설비용이 지자체 부담없이 전액 중앙에서 조달되는 것은 공항이 국가중요시설이기 때문이다"라며 "지역주민의 바램도 중요하겠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하늘길 시스템이 구상된 후 그 속에서 어떤 역할이 부여될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사정을 거론하며 "지금 상황에서 항공수요를 섣불리 추정해 계획을 급히 확정해버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현재 마련 중인 제6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은 근래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확충, 코로나 등의 대외여건 변화 등을 충분히 담아내야 하고, 그것에 기반해 가덕도 신공항은 지금 제기되는 안전 문제까지 포함, 타당성을 정교하게 따져볼 일"이라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국민의힘 최다선(5선)이자 부산을 지역구로 둔 서병수 의원은 "가덕 신공항을 건설하기까지는 예비타당성조사, 공항개발기본계획수립 등 거쳐야 할 과정이나 절차가 많고,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최소한 2~3년은 족히 걸릴 단계들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절차나 단계를 모두 생략해버리겠다거나 아니라면 언제 가덕 신공항 첫 삽을 뜨겠다는 로드맵을 밝혀야 한다"며 "민주당은 애먼 국민의힘을 들쑤실 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결심부터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준비 중인 후보들 사이에서도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공개 지지가 잇따르고 있다.

이언주 전 의원은 "저는 2015년부터 가덕 신공항을 주장해왔다"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남부권에 큰 국제공항 하나는 있어야 한다. 반드시 바다에 있어야 소음 피해로부터 안전하고 필요하면 (바다 위에) 활주로를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진복 전 의원도 "부산 미래를 위해 해야 한다"며 가덕도 신공항을 찬성한 바 있다.

국민의힘 소속은 아니지만 홍준표 의원도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비록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되었지만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추진해 볼만하다"며 야권의 잠룡 중에서는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찬성했다.

홍 의원은 "부·울·경 840만은 가덕 신공항으로 가고 호남 500만은 무안 신공항으로 가고 TK 충청 일부 800만은 대구 신공항으로 가고 서울, 수도권, 충청, 강원 2800만은 인천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물류 중심 4대 관문 공항 정책을 채택한다면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민의힘 하태경(오른쪽), 박수영 의원이 20일 국회 의안과에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15인이 공동발의한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20. photo@newsis.com
지역 균형 발전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가덕도 신공항을 놓고 내분 양상을 보인 국민의힘은 여권의 신공항 제안에 찬성도 반대도 아닌, 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정부 여당을 향해선 날을 세우고 있다.

윤희숙 의원은 "선거 때마다 정치공항이 뚝딱 만들어지는 것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들에게 이제는 정부가 입장을 내놔야 할 때"라며 "정말 선거 목적이 아니라면 그 타당성을 찬찬히 따져보겠다는 굳은 약속을 국민에게 해야 할 때"라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의 PK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해 민주당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11월 3주차(16~20일) 주간 집계 결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2.2%로 전주 대비 2.9%포인트 상승했다.대구·경북에서도 국민의힘은 4.7%포인트 오른 41.3%를 나타냈다.

반면 가덕도 신공항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민주당의 부산·울산·경남 지지율은 30.1%에서 29.1%로 오히려 1.0%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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