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진이 형, 게임·스포츠는 ‘예스’ 정치는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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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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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째 출발한 NC다이노스 9년만의 첫 우승
게임과 스포츠에서 성공신화 잇달아 써내려가
친근한 이미지·뛰어난 수완 강점, 정치권 러브콜도
프로 NC다이노스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관계자들과 2020년 KBO리그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 NC다이노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리더쉽이 야구에도 통했다. NC 다이노스 처음으로 KBO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면서, 엔씨소프트는 게임에서도 야구에서도 성공신화를 일궈냈다. 여기에는 김택진 엔씨 대표이사의 아낌없는 투자와 열정이 뒷받침됐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 3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김택진 대표와 NC는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김택진 대표가 정치 영입설 이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NC다이노스는 지난 2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시즌 KBO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에 승리하며, 정상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1년 창단 이후 9년만에 달성한 쾌거다.

우승 직후 김택진 NC구단주와 구단 선수 및 관계자는 집행검 세리모니를 펼치며, 리그 첫 우승의 기쁨을 마음껏 만끽했다. 집행검은 엔씨소프트의 히트작 리니지 시리즈에 등장하는 희귀 아이템이다. 범상치 않은 세리모니에는 구단주인 김 대표의 남다른 노고가 반영됐다.

‘야구광’으로 잘 알려져있는 김 대표는 편견과 싸우면서 NC다이노스를 키워왔다. 2011년 NC다이노스 창단 기자회견 때에는 “야구 자체가 목적인 구단을 만들고 싶다. 사람들의 가슴이 두근거리는 구단을 만들고 싶다”며 야구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 NC연고지 창원 역시 김 대표와 연고가 없는 곳이지만, 가장 열정적인 야구 팬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NC가 야구 구단을 설립할 때 당시 회사의 연매출은 6000억원대 수준이었다. 매출 1조원도 안되는 회사가 최소 200억원 이상 투자가 소요되는 야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냐는 주변의 우려가 거셌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내 재산만으로 100년간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고 일축하며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김 대표는 자신의 비전과 철학에 따라 엔씨 구단을 운영해왔다. 야구인 출신들을 중용해 확실한 권한을 주고 존중했으며, 전력 강화를 위해 양의지와 박석민 등 대형 자유계약선수(FA) 4년간 각각 125억원, 96억원의 최고 대우로 영입하기도 했다.

통큰 지원도 이어졌다. 그는 올해 NC다이노스의 데이터 야구 정착을 위해 선수 및 관계자들 전원에 태블릿PC를 선물하기도 했다. 정규시즌 우승에는 한우세트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방문하며 모든 경기를 직접 챙길정도로 야구사랑이 남다른 만큼, 사상 첫 KBO우승을 거둔 구단에 역대급 보상도 점쳐지고 있다.

그의 전폭적인 지원과 노력은 선수들에게도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우승이 결정된 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양의지 선수와 이동욱 NC감독은 우승소감으로 김택진 구단주 이름을 가장 먼저 꺼내며 감사인사를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 4번째)이 지난 10월 27일 경기도 성남시 엔씨소프트를 방문해 김택진 대표(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헌신적인 소통과 성공적인 야구단 운영 수완은 일찌감치 게임사업에서 증명된 바 있다. 엔씨는 모바일 게임에 뒤늦게 진출했으나 2017년 ‘리니지M’을 출시하며 업계 최고 모바일 게임기업에 등극했다. 재무적 성과도 훌륭하다. 엔씨는 리니지M과 리니지2M 흥행에 힘입어 3분기 매출 5852억원, 영업이익 2177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나며, 연매출 2조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같은 실적이면 그의 연봉은 보수한도인 200억원도 문제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김 대표의 연봉은 실적과 비례해 변동해왔다. 그는 2018년 138억원의 연봉을 받으며 국내 IT업계 ‘연봉킹’을 기록한 바 있다.

이같은 김 대표의 성품과 뛰어난 능력은 정치권의 러브콜도 불렀다. 국민의 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 엔씨소프트 본사를 찾아 김 대표와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정치와 IT 거물급 인사들의 만남은 세간의 관심과 추측을 쏟아내기 충분했다. 마침 국민의 힘이 그를 서울 시장 후보나 당 미래산업일자리특위 위원 등으로 검토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정치에 전혀 뜻이 없다. 나는 기업가다”고 확고히 선을 그었다. 김종인 위원장 역시 김 대표와 또 만날일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추가로 만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답하며, 김택진의 영입설은 수그러들었다.

정치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김 대표는 엔씨와 스포츠에 주력할 전망이다. 엔씨는 KB증권가 함께 인공지능(AI)간편 투자 증권사를 출범하며 금융 분야로 그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기술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잰걸음도 한창이다. 이를 위해 엔씨가 연구 개발(R&D)에 투입한 비용은 3분기 누적 기준 3270억원으로, 매출 대비 투자 비중 18%에 달한다. 최근에는 사명에서 ‘소프트’를 떼고 ‘엔씨’로 상호를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또 다른 꿈을 키워가고 있다.

한편 엔씨는 이번 KBO 첫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유저들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리니지M’, ‘리니지2M’, ‘프로야구H2’ 등 게임에서 쿠폰 등 아이템을 무료 지급한다.

한편 엔씨는 이번 KBO 첫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유저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리니지M’, ‘리니지2M’, ‘프로야구H2’ 등 게임에서 쿠폰 등 아이템을 무료 지급한다.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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