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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반복된 ‘마라도나 악연’

허정무, 반복된 ‘마라도나 악연’

입력 2010-06-18 00:00
업데이트 2010-06-18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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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55) 감독으로서는 24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설욕 기회였지만 ‘마라도나의 아이들’을 당해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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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해  17일 오후(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릴 남아공월드컵 B조 2번째경기 한국-아르헨티나 경기 앞서 허정무 감독이 마라도나 감독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그만해
17일 오후(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릴 남아공월드컵 B조 2번째경기 한국-아르헨티나 경기 앞서 허정무 감독이 마라도나 감독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사진] 한국-아르헨전…메시는 ‘펄펄’ 지성은 ‘꽁꽁’

선수로 격돌했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 이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령탑으로 다시 만난 허정무 감독과 디에고마라도나(50) 아르헨티나 감독.

허정무 감독과 마라도나 감독은 이번 대회 직전부터 날카로운 장외 설전을 벌였다.

마라도나 감독이 아르헨티나가 우승했던 멕시코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난 한국을 직접 겨냥해 ‘1986년 한국은 축구라기보다 태권도를 했다’며 비아냥거린 것.

허정무 감독은 이에 대해 “아직도 어린 티를 못 벗은 것 같다. 24년이 지난 이야기이다. 엄연히 경기에 주심이 있고 심판이 경기 운영을 하고 우리로선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며 마라도나의 발언을 일축했다.

날선 신경전을 벌였던 둘은 17일(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양팀의 사령탑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선수로 만났던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24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맞붙는 리턴매치였다.

태극전사들은 리오넬 메시, 카를로스 테베스, 곤살로 이과인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의 매서운 공세에 거친 파울로 흐름을 끊었고 전반 10분에는 염기훈이 상대 진영에서 치고 달리는 메시를 막으려다 엉키면서 이번 대회 한국팀의 첫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어 이청용도 전반 34분 경고를 받는 등 한국 선수들은 육탄 방어로 아르헨티나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마라도나 감독은 자기 선수들이 파울을 당할 때마다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한국 벤치에 고함을 질러대는 등 과장된 제스처로 항의 표시를 했다.

참다못한 허정무 감독은 마라도나의 신경질적인 반응이 이어지자 대기심에게 마라도나 감독을 자제시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승부는 냉정했다.

박주영의 자책골로 선제골을 헌납한 한국은 이과인의 추가골에 0-2로 끌려가다 이청용이 전반 추가 시간에 한 골을 만회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염기훈의 결정적인 슈팅이 옆 그물을 때리는 불운 속에 두 골을 더 넣은 이과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4로 무릎을 꿇었다.

멕시코 월드컵 때 마라도나 감독을 전담 마크하다가 볼을 거둬낸다는 게 마라도나의 왼쪽 허벅지를 차는 바람에 ‘태권 축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던 허정무 감독으로선 ‘캡틴’ 박지성과 이청용, 박주영 등 해외파들을 앞세워 설욕에 나섰지만 더 큰 점수차로 져 마라도나와 악연을 끊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1986년 월드컵 1-3 패배 설욕에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 “1-4냐 1-3이냐는 큰 의미는 없다. 그때와 비교하는 건 잘못된 것이고 지금 선수들이 훨씬 좋은 경기 내용 보였고 당당하게 대적했던 것 같다. 실점은 우리가 더 많이 했다. 하지만 경기하면서 실점을 많이 할 수 있고 적게 할 수도 있다. 실점으로 경기 내용을 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24년이 지나 성사된 허정무 감독과 마라도나 감독의 2라운드 대결은 결국 마라도나의 완승으로 끝난 셈이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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