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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나선 롯데, 임원인사 26일 단행

김기정,박대의 기자
김기정,박대의 기자
입력 : 
2020-11-22 17:02:58
수정 : 
2020-11-22 19: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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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화학 동반 실적 부진 속
지주이사회서 임원인사 확정

코로나19로 경영 악화되며
정기인사 한 달가량 앞당겨
위기돌파 세대교체 행보 주목
사진설명
롯데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오는 26일 단행할 예정이다. 통상 12월 말에 하던 정기 인사를 한 달가량 앞당긴 데는 롯데그룹이 당면한 위기를 하루속히 돌파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사진)의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22일 롯데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롯데지주 이사회가 26일 오전에 열린다. 롯데그룹은 2017년 롯데지주를 출범한 이후 지주 이사회 일정에 맞춰 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에도 12월 19일에 롯데지주가 이사회를 진행하고 당일 인사를 발표했다. 전례가 이어진다면 올해 역시 지주 이사회 직후 인사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이 지주 이사회를 거쳐 인사를 발표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이사회가 소위 '황제 경영'을 막는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선대 회장 시절에 회사 오너가 독단적으로 주요 결정을 해 '황제 경영'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정점에 있었던 일이 롯데 '왕자의 난' 중에 벌어진 '손가락 해임'이다. 2015년 7월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을 비롯한 이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해임한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다음달에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완승한 신동빈 회장이 "경영 투명성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손가락 경영은 없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이사회를 거쳐 그룹 임원인사를 내는 구조를 만들었다. 롯데그룹이 이사회 일정에 보안을 유지하려 애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롯데그룹이 예년보다 1개월 이상 앞당겨 인사를 단행하면서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롯데그룹 주요 부문(BU)에 상당한 인적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19로 경영이 악화된 일부 BU는 명예퇴직과 구조조정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사진설명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전체 임원 중 3분의 1 수준인 180여 명을 물갈이하는 대규모 인적 교체를 단행했다. 또 송용덕 부회장을 지주로 불러 황각규 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이루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 상반기 롯데그룹은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이 동시에 추락하자 지난 8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비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초강수'를 뒀다. 당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코로나19 극복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별세한 뒤 첫 정기 인사라는 점에서 신동빈 회장이 이번 인사 발표를 통해 친정 체제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대법원 확정 판결로 향후 경영 공백 우려가 해소된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황각규 전 부회장을 이을 부회장 후보 하마평도 무성하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사장)와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사장)이 대표적이다. 이동우 대표는 지주 대표 취임 이후 인수·합병(M&A) 등 사업 전략을 담당하면서 송용덕 부회장과 함께 그룹 업무를 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봉철 BU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강희태 유통BU장(부회장)은 부실 계열사와 점포 구조조정 등 중책을 맡고 있는 상황으로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교현 화학BU장(사장)과 이영호 식품BU장(사장)이 재신임받을지도 관심사다.

신세계그룹이 컨설턴트 출신인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처럼 롯데그룹이 외부 인사를 '간판급' 자리에 앉힐지도 주목된다.

[김기정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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