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까지 400~600명대 코로나 확진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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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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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까지 피크 예상...거리두기 동참 중요"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26일 수도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415명(해외 유입 13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이날 전국에서 583명의 새 확진자가 나와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은 장기간에 걸친 일상공간을 통한 전파 규모가 점차 확대하고, 확진자 증가에 따라 역학조사 속도가 점차 둔화하는 등 대응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국민의 거리두기 중요성을 강력히 요청했다.

감염 양상이 방역 대응 역량을 넘어서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최근 일상 공간의 전파를 통한 집단 감염 규모가 과거에 비해 커지는 현상이 "일시적이지 않다"며 "다양한 장소에서 전파가 지속되는 현상이 지금도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현 상황(점차 군집별 집단 감염 규모가 커지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아울러 특히 "n차 전파고리가 증가하는 상황이 (현 추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2차, 3차 전파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지인, 직장동료 등 n차 전파로 그 고리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풀이했다.

실제 최근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일상의 전파 양상이 이전보다 집단 감염자 수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한 주 전인 19일의 주요 집단 감염 사례를 보면 서대문구 연세대를 통한 집단 감염 12명(당일 0시 기준), 도봉구 사찰 집단 감염 24명, 노원구 일가족 관련 집단 감염 16명, 수도권 동창 운동 모임 10명 등이었다.

반면 이날 방대본이 밝힌 주요 집단 감염 규모를 보면 강서구 댄스교습 관련 66명, 서초구 사우나 관련 48명, 마포구 교회 관련 119명, 경기 연천 군부대 관련 68명, 부산울산 장구 강습 관련 53명, 경남 진주 단체연수 관련 34명이다.

한 주 사이 새로 보고되는 집단감염 누적 규모가 크게 증가했음을 단순히 봐도 확인 가능하다. 방대본은 장기간 일상공간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곳곳에서 발생하는 감염 양상을 방역 노력만으로 완전히 차단하지 못함에 따라 이 같은 감염이 n차 고리를 두고 이어져 결국 집단 감염 크기를 키우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초구 사우나를 통한 전파 사례다. 감염자가 사우나에서 이용객 20명을 감염시킨 후, 사우나 발 감염이 다시 휘트니스 클럽으로 이동해 26명을 추가로 감염시키는 연쇄 전파가 일어났다.

대규모 확진자를 낳은 용인시 키즈카페발 감염 고리는 속초의 요양병원 집단 감염으로 이어졌다. 철원 요양병원 종사자의 김장모임은 철원 요양병원과 포천 요양병원 집단감염으로까지 연쇄 전파됐다.

특히 최근 들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한다는 점, 인구 밀집도가 전국 최상위권인 서울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한다는 점에 따라 전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박 팀장은 더구나 무증상 감염자가 약 40%에 달하는 코로나19의 특성으로 인해 지금은 방역당국의 역량이 전파 속도를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박 팀장은 "일상 공간에서 조용한 전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금의) 속도는 대응팀을 늘린다 해도 전파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며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즉 의심증상이 있을 때는 검사, 사회적 거리두기, 모임 취소, 생활방역수칙 준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결국 그간 'K-방역'의 핵심으로 꼽힌 빠른 동선 추적과 확진자 관리 능력이 점차 전국 각지에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감염 양상의 규모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게 현 3차 대유행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환자가 늘어날수록 역학조사 속도는 더뎌진다"며 "따라서 (지금 상황은) 역학조사와 마스크 착용만으로는 부족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절대적인 환자 숫자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추가 격상하기는 이르다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이 단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분명히 효과가 있는 강력한 조치이지만, (경제 문제 등) 고려점도 많다"며 "(수도권에) 2.5단계 격상을 논의하기는 이르다는 (중대본의) 입장표명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비상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교수)도 이날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만으로 감염 통제 효과는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민의 자발적 거리두기 동참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현재의 거리두기 수준(수도권 2단계)과 관련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발휘한다면 다음 주말 정도에는 유행의 정점을 지날 수 있으리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한다"며 "다만 저희의 모델링 결과 12월 초까지는 하루 400~6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꿔 말하면 적어도 다음 주까지는 지금의 감염 추세가 이어지리라는 전망이다.

▲26일 수도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415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3차 대유행이 폭발 양상에 들어갔다. 방역당국은 현 감염 규모가 역학조사 등의 방역 조치 능력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 출근길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의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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