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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중국 1등기업 주식 담을 때"

입력 : 
2014-06-22 17:27:33
수정 : 
2014-06-23 15: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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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고수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모바일·그린에너지 혁명도 주목…저성장 시대 주식·펀드투자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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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중국 1등 기업 주식을 담을 절호의 기회입니다." '가치투자의 원조'로 불리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요즘 한 달에 한 번씩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을 공부하기 위해서다. 중국어를 배우며 대학에서 수업까지 듣고 있다. 강 회장이 중국에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의 소비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의 소비 증가세가 멈추더라도 그 소비패턴을 동남아 소비자가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긴 했지만 오히려 지금이 구조조정 이후에도 살아남을 1등 기업을 미리 사둘 수 있는 기회"라며 "중국 투자 기업이 아니라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은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을 포함한 모바일 생태계 변화도 그의 주요 관심사다. 강 회장은 "고속도로를 건설할 때는 시멘트 회사가 돈을 벌지만, 고속도로 완공 후에는 자동차가 잘 팔린다"며 "모바일 생태계 역시 하드웨어 구축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소프트웨어 업종에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셰일가스 혁명 등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분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미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모바일ㆍ그린생태계와 관련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며 성장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라며 "생태계 변화 과정에서 가치를 만드는 기업뿐 아니라 가치를 잃어버릴 기업도 잘 가려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강 회장은 최근 국내 기업보다는 글로벌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국내에도 중국 소비와 관련해 성장이 예상되는 업종이 있지만 화장품, 백화점, 면세점 등으로 제한적이어서 전체 상장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고, 모바일ㆍ그린생태계와 관련해서도 역동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강 회장이 추구하는 투자철학, 즉 '에셋플러스 스타일'은 간단하다. 기업(주식)을 살 때는 재무제표가 아닌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한다. 재무제표가 보여주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이익의 질을 따진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업을 찾은 후에는 이 기업이 미래 환경에 잘 적응해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따져본다.

강 회장은 "가치주와 대립되는 개념이 성장주라는 것은 틀린 생각"이라며 "기업 가치는 수익 가치와 자산 가치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에셋플러스는 자산 가치보다는 수익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정적 가치보다는 동적 가치, 절대적 가치보다는 상대적 가치, 현재 가치보다는 미래 가치를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좀처럼 주식시장으로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 투자자들에게도 그는 할 말이 많았다. 강 회장은 "고도성장기에는 저축만 해도 자산이 불었기 때문에 자산관리가 필요 없었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자산관리가 필수"라며 "자산관리의 기본 축은 부동산에서 주식ㆍ펀드로 이미 옮겨졌다"고 말했다. 과거에 주식이나 펀드 투자로 상처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펀드를 미워하지 말고 펀드를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좋은 주식과 펀드 고르는 방법도 들려줬다. 길거리나 백화점, 주차장 등 생활 속에서 좋은 주식을 확인하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주로 소비하는 제품을 만드는 잘 아는 회사는 제쳐두고, 잘 모르는 기업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바라는 투자자가 많다"며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가 되는 자세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펀드 투자 역시 인기 있는 펀드, 현재 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투자해서는 좋은 결실을 맺기 어렵다는 것이 강 회장 생각이다. 그는 "지금 잘나가는 펀드에 관심을 갖지 말고 운용사의 철학과 원칙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천 개 펀드 중 투자 대상을 고르는 것은 쉽지 않지만, 철학과 원칙이 있는 10~20개 운용사에 대해 완벽하게 공부한 후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운용사 펀드에 투자한다면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1960년 전남 신안 출신으로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설립했으며, 2008년 운용사로 전환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1억원을 투자해 100억원을 벌어 자산운용업계의 신화로 통하는 인물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코리아리치투게더' '글로벌리치투게더' 등 공모펀드 4개만 운용하며 가치투자 전문 운용사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코리아ㆍ글로벌ㆍ차이나 리치투게더 등 간판 펀드 3개는 모두 올해 들어 8%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1.04%)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을 기록 중이다. 지난 4월 서울을 떠나 판교신도시로 사옥을 옮겼으며, 펀드의 직접 판매를 시도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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