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 "코로나19가 부실기업 정리 촉매 역할"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이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투자자에게 “위기는 기회이니 인내를 갖고 펀드에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서신을 보내 눈길을 끌고 있다. 강 회장은 대형 위기가 닥칠 때마다 고객들에게 직접 서신을 띄우며 소통해왔다. 이번 서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9년 만이다.

강 회장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여행 수요 위축은 물론 근로자의 결근과 생산 차질, 공급망 붕괴가 잇따르고 있어 분명 기업들에 큰 위기”라며 “주식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충분히 이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투자자 관점에서는 오히려 역설적인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는 부실기업들의 구조조정 촉매로 작용해 1등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1등 기업을 담은 펀드라면 긍정의 힘을 갖고 인내해야 한다”고 펀드 고객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중국 부실기업들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되도록 해 ‘중국발 세계 경제 위기’라는 잠재적 대형 폭탄의 뇌관을 제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정상화될 ‘보복적 소비’에 주목해 시장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삶이 존재하는 한 소비는 본능이자 필수”라며 “어떤 소비는 누르면 누를수록 갈증이 커지며 시간이 흐르면 용암이 분출하듯 그 힘을 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 회장은 “펀드 투자에 대한 인내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가격으로 보면 공포지만 가치로 보면 희망이 된다”며 “코로나19 사태는 십수 년간 부채를 통해 만들어졌던 세계 공급과잉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해주는 긍정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