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 롯데그룹 식품BU장 사장. 출처=롯데그룹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BU장 사장. 출처=롯데그룹

[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식품BU(BU·Business Unit)장으로 롯데칠성음료(005300) 이영구 대표이사를 낙점했다. 기존 롯데칠성 대표이사로 음료‧주류 부문을 이끌 당시 성과를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987년 롯데칠성 물류기획팀으로 입사한 '33년 롯데맨'으로, 롯데그룹 내에선 ‘영업통’으로 통한다. 롯데알미늄과 롯데그룹 정책본부 등을 거쳐 2017년부터 롯데칠성 음료부문 대표를 맡아왔다. 2020년에는 음료와 주류 부문을 통합해 대표를 맡았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롯데칠성 지휘봉을 잡은 후 실적을 꾸준히 개선하며 능력을 입증해왔다. 음료부문 매출은 2017년 1조5150억원, 지난해 1조5665억원을 기록했고, 주류부문도 올 3분기 매출은 171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9% 늘어나며 최근 4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주류부문은 14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대표의 실적 개선에는 원가절감 전략이 주효했다. 실제 주류 관련 광고 판촉비용을 올해만 900억원 가량 절감했으며, 특히 원가절감과 프로세스 개선으로 비용을 줄이는 ‘ZBB(Zero Based Budget) 프로젝트’를 도입해 중간 유통단계의 비용 부담을 확 줄였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리스크로 커졌던 주류부문 위기도 코로나19로 혼술족이 늘어난 데다 ‘처음처럼 플렉스’,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등 신제품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며 흑자전환에 한몫을 했다. 이에 롯데칠성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전인 2018년도 3분기 대비 70~75% 수준까지 회복했다.

지난해 불매운동 위기부터 올해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롯데그룹 전반에 걸쳐 위기가 닥쳤지만, 이 대표가 이끄는 롯데칠성은 견고히 실적을 끌어올렸다. 33년간 롯데칠성에서 한우물만 판 그의 경영 전략이 칠성음료‧제과‧푸드‧GRS 등을 아우르는 식품BU장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대표이사로 등용해 시장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낼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했다”며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