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노출 시기를 ‘이달 7일부터’에서 ‘지난달 27일부터’로 대폭 앞당겼다. 최근 국내에서 확인되는 대규모 코로나19 감염은 지난달 말부터 진행되던 조용한 전파가 뒤늦게 확인된 결과라는 의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교인과 방문자는 증상에 상관없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18일 발표했다. 이달 7~13일 방문한 사람에게 검사를 받아달라고 했던 것에서 검사 대상이 확대된 것이다. 이 교회 집단감염이 처음 확인된 것은 이달 12일이다. 지난달 말부터 이 교회를 통해 2주 넘게 조용한 전파가 이뤄지고 있었을 것으로 방역당국이 추정한다는 의미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4일 교회 집합제한 명령을 해제했다. 이때부터 교회를 통한 집단감염이 다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지역감염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꾸준히 늘었다. 발표일을 기준으로 보면 이달 14일 신규 확진자가 103명으로 100명을 넘은 뒤 15일 166명, 16일 279명, 17일 197명, 18일 246명 추가돼 닷새간 1000명에 육박하는 99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랑제일교회를 통한 집단감염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18일 낮 12시 기준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457명이다. 하루 새 138명 늘었다. 서울 282명, 경기 119명, 인천 31명 등 수도권 확진자가 432명으로 대다수였지만 대구(2명), 충남(8명), 경북(4명), 대전(2명), 강원(5명), 전북(4명) 등 전국 각지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2차 집단감염으로도 번졌다. 안디옥교회(15명), 롯데홈쇼핑·신한생명보험 콜센터(7명), 농협카드 콜센터(4명), K국민저축은행 콜센터(2명), 새마음요양병원(1명), 암사동 어르신 방문요양센터(1명) 등에서 2차 감염자가 나왔다.

거주지가 확인된 교인 3436명이 전국 각지에 분포하고 있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확진자 중 고령층이 많은 것도 우려를 키운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중 60대 이상 환자는 38.0%다. 신천지교회(14.3%)보다 높다. 경기도는 18일 오후부터 도내 모든 곳에서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했다.

이지현/수원=윤상연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