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확산세, 여기서 못 막으면 감당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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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1.26. 오후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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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12월3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6일 수능이 치러질 대구 시내 한 시험장에서 코로나 특별방역이 이뤄지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26일 0시 기준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583명이나 나왔다. 국내 발생만 553명이다. 500명대 확진자 수는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시작된 1차 유행 이후 8개월 만이다.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광장 극우단체 집회에서 촉발된 2차 유행 때보다 지금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서울 등 수도권 확진자(402명) 수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전국의 모든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3차 유행이 심각한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더구나 질적으로 보면 지금 상황이 1차 유행 때보다 더 나쁘다고도 볼 수 있다. 수도권은 인구의 절반이 밀집해 있는데다, 내부 이동량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크다. 대구보다 그만큼 전파 가능성과 속도는 높고, 전파 고리를 추적하고 차단하기는 어렵다. 또한 지금은 전국에 걸쳐 다수의 감염원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고, 전파원도 음식점, 학교, 사우나, 교회, 군부대 등 온갖 곳에 퍼져 있다. 활동량이 많고 무증상 비율이 높은 젊은층이 전파 고리가 되는 비중도 갈수록 늘고 있다. 여기에다 느슨해진 경계심까지 가세해 방역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아직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 지금 상황이 격상 기준에 미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단계가 격상되면 자영업자 피해 등 경제적 충격이 커지는 것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상황이 이번주 확진자가 400~600명에 이를 것으로 봤던 예측 범위 안에 있는 것도 방역당국의 판단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7~10일이 걸리는 걸 고려하면, 이 추세가 당분간 이어지다 새달 초에 변화의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거리두기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뒤집어 말하면,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땐 확산세가 꺾이기는커녕 외려 가팔라질 수 있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발생이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의료·방역 수요가 감당이 불가능한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 50만명 가까운 수험생들이 가슴 졸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들이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하려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 n차 감염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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