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 방송 캡처

[한스경제=허지형 기자] ‘꼬꼬무’가 사회사업가로 위장한 주식회사 오대양 집단 변사 사건을 다뤘다.

26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는 용인에 위치한 오대양 공장에서 32명이 변사체로 발견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을 조명했다.

1987년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자선사업가 공예품 공장 대표 박순자는 최고급 보육 시설도 운영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따르는 채권자이자 신도들과 집단 시설에서 함께 생활하며 17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사채를 빌려 쓰고 있었다.

한 중년 부부가 큰딸에게 투자금을 돌려받고자 하면서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들은 투자금을 받기 위해 회사에 찾아왔으나 감금, 폭행을 당했다. 이들은 5억 원을 받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간신히 풀려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참고인으로 불려온 박순자는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고, 돌연 자식 셋과 함께 사라지며 행방불명됐다.

이후 한날한시에 80여 명의 사람이 사라졌고, 사라진 사람 중에는 박순자와 박순자 자녀들을 비롯해 직원, 운영하던 보육시설 아이들이었다.

경찰은 대형사기 사건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행방불명 닷새 만에 회사 공장의 천장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발견된 32구 시신은 두 곳에 나뉘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이들에게서는 저항의 흔적이나 아무런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후 예순 일곱 개로 찢긴 하얀 쪽지가 발견됐다.

쪽지에는 ‘절대로 입 닫아’, ‘이미 의식 없으시다’, ‘네 시간 전부터 5명 정도 갔다 죽였다’, ‘너만 이 깨물어라’, ‘성령 인도로 너만 버텨라’ 등의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남아있었던 생존자들이 “32명 안에 못 들어서 자괴감이 든다. ‘들림’ 받지 못해서 서운했다”고 증언한 것이다.

암 투병 끝에 기도로 완치를 받았다는 박순자는 30~40%를 이자로 주는 조건으로 투자자들을 모았고 3년 동안 전국의 돈을 끌어모았다. 당시 검찰은 교주였던 박씨 등이 사채 때문에 저지른 집단자살로 결론지었다. 

허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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