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만에 4명 숨진 군포아파트 화재…왜 피해 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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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02. 오후 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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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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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섀시 공사 과정과 마감재 우레탄폼 발견된 점 주목
옥상 문 개방 여부와 여러 차례 폭발음에 대한 원인도 조사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군포시의 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2일 오전 경찰과 경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애꿎은 네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백두한양9단지 아파트 화재와 관련해, 군포경찰서는 2일 경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기난로와 그 근처에 있던 가연성 공사 자재들이 화재 발생이나 확산에 결정적인 구실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일 4시37분께 일어난 불은 아파트 12층 집에서 인부 5명이 섀시 교체작업 중 폭발음과 함께 일어났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30대 남성과 타이인 30대 남성이 바닥으로 추락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또, 놀라 대피하던 이웃 주민 3명이 옥상으로 향하는 문을 지나쳐 권상기실(엘리베이터의 도르래 등 부속 기계가 있는 공간)까지 갔다가 연기에 질식해 쓰러져 30대 여성과 50대 여성이 숨졌고, 나머지 1명은 위중한 상태다. 불은 30여분만인 5시11분께 꺼졌지만, 순식간에 4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서 전기난로와 건축자재인 폴리우레탄폼, 시너 등 가연성 물질이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목격자들은 폭발음과 함께 시뻘건 불길이 집 안 전체로 퍼졌고, 곧바로 시커먼 연기가 맹렬한 기세로 창밖으로 퍼져 나갔다고 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레탄폼은 가격이 싸고 단열효과가 좋지만, 불이 쉽게 붙고 유독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한다.

한편, 경찰은 2일 오전 10시30분부터 경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4시간여에 걸쳐 현장 감식을 벌였다. 감식 과정에서는 경찰은 전기난로와 우레탄폼을 담은 캔 15개, 우레탄폼을 발사하는 스프레이건 등을 수거했다. 또 옥상으로 통하는 비상구가 잠겨 있었다는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이곳의 잠금장치도 조사했다.

경찰은 특히 화재 당시 대피한 노동자들로부터 “‘펑’ 소리가 나서 보니 전기난로에서 불이 올라오고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난로는 거실 한가운데에 놓여 있어 베란다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다. 때문에 전기난로에서 불이 처음 시작됐는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터져서 전기난로에 불이 붙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더 분석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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