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났지만 5일부터 전국에서 대학별 고사가 본격화한다. 이에따라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치르는 논술·면접 등의 시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능은 정부가 나서서 관리했지만 대학별 고사의 경우 시험방식 등이 대학마다 모두 다르다.
연세대는 7~8일 이틀에 걸쳐 논술고사를 본다. 연세대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총 네 차례 시험을 치뤄 최대한 학생을 분산했다고 했다. 하지만 한 번에 6000명이 서울 신촌캠퍼스에 모이게 된다. 연세대 관계자는 “논술은 대필 우려가 있기 때문에 도저히 비대면으로는 시험을 치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시 면접의 경우 대학별로 코로나19에 따른 대응이 달라 수험생 혼란도 예상된다. 서울대는 11일 면접 및 구술고사를 현장에서 대면으로 실시한다. 연세대는 비대면 녹화 방식으로 면접을 볼 예정이지만 학교까지는 나와야 한다. 연세대·경희대·건국대 등은 학교에 출석해 감독관과 마주치지 않고 영상 녹화를 하는 방식이다. 반면 고려대는 외부에서 학생이 영상을 녹화해 제출만 하면 되는 방식이다.
실제 지난 중등 교원 임용시험 당시 서울 노량진 대형 임용고시 학원에서 67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 확진자는 임용고시를 치르는 게 불가능해 이를 숨기다가 집단감염으로 번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신촌의 한 대학 관계자는 “우려되는 점은 있지만 수험생 발열 체크를 꼼꼼히 하는 게 대학에서 할 수 있는 한계”라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자가격리자에 대해 전국 8개 권역에 나눠진 별도의 시험장에서 논술 및 면접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라고 대학에 권고했다. 권역별 고사장에서 자가격리자가 시험을 볼 수 있게 한 서울의 한 사립대 측은 “학교에서 각 지방까지 감독관이 나가야 하고 제대로 관리될지 여러 문제가 있다. 대학의 희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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