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대이동, 건국대엔 2만명…코로나 뇌관 '대학별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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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04. 오후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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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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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숭실대학교에서 논술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났지만 5일부터 전국에서 대학별 고사가 본격화한다. 이에따라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치르는 논술·면접 등의 시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능은 정부가 나서서 관리했지만 대학별 고사의 경우 시험방식 등이 대학마다 모두 다르다.

한 캠퍼스에 전국서 수만명 모인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날부터 대입 논술시험이 대학별로 시작됐다. 서울 소재 대학 중에선 숭실대가 처음으로 이날 오전 논술고사를 실시했다. 수험생들은 발열 체크를 하고 고사장으로 들어갔다. 5일은 건국대·경희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이 논술시험을 치른다. 문·이과 논술을 하루에 보는 건국대의 경우 지원자가 2만명에 달한다.

연세대는 7~8일 이틀에 걸쳐 논술고사를 본다. 연세대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총 네 차례 시험을 치뤄 최대한 학생을 분산했다고 했다. 하지만 한 번에 6000명이 서울 신촌캠퍼스에 모이게 된다. 연세대 관계자는 “논술은 대필 우려가 있기 때문에 도저히 비대면으로는 시험을 치를 수 없다”고 설명했다.

"22일까지 대학별 시험 60만여건"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주말부터 22일까지 60만 3000여건의 대학별 평가가 진행된다. 5~6일에 20만 7000여명, 12~13일에는 19만 2000여명의 수험생이 대학별 전형 응시를 위해 이동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대학별 전형은 전체의 28%에 해당하는 60만3000건의 대면 평가가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유은혜 사회부 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학수학능력 시험 이후 대학별 평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수시 면접의 경우 대학별로 코로나19에 따른 대응이 달라 수험생 혼란도 예상된다. 서울대는 11일 면접 및 구술고사를 현장에서 대면으로 실시한다. 연세대는 비대면 녹화 방식으로 면접을 볼 예정이지만 학교까지는 나와야 한다. 연세대·경희대·건국대 등은 학교에 출석해 감독관과 마주치지 않고 영상 녹화를 하는 방식이다. 반면 고려대는 외부에서 학생이 영상을 녹화해 제출만 하면 되는 방식이다.

수능은 되지만, 논술·면접은 안돼
논술은 물론이고 비대면 현장녹화 방식의 면접도 학교까지 수험생이 이동해야 하므로 코로나19 확진자의 시험 응시는 제한된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 중 확진자가 대면 면접이나 논술을 볼 수 있도록 허용한 학교는 한 곳도 없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학생이 이를 숨기고 시험을 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 중등 교원 임용시험 당시 서울 노량진 대형 임용고시 학원에서 67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 확진자는 임용고시를 치르는 게 불가능해 이를 숨기다가 집단감염으로 번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신촌의 한 대학 관계자는 “우려되는 점은 있지만 수험생 발열 체크를 꼼꼼히 하는 게 대학에서 할 수 있는 한계”라고 토로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며 기뻐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는 자가격리자에 대해 전국 8개 권역에 나눠진 별도의 시험장에서 논술 및 면접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라고 대학에 권고했다. 권역별 고사장에서 자가격리자가 시험을 볼 수 있게 한 서울의 한 사립대 측은 “학교에서 각 지방까지 감독관이 나가야 하고 제대로 관리될지 여러 문제가 있다. 대학의 희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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