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대북삐라 살포 금지가 표현의 자유 침해 아니냐'는 질의에 "대북 삐라는 백해무익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를 내놓자 통일부는 불과 4시간여 만에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시키기 위한 법률 정비 등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앞서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31일 경기 김포에서 대북전단을 뿌렸다. 전단 50만장,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000장, 메모리카드(SD카드) 1000개를 대형풍선에 함께 매달아 날렸다.

북한은 이 같은 행위가 남북합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 2조1항에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북한은 김여정 제1부부장 명의 담화에서 남측에 대북전단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며 개성공단 철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북한은 남북합의 이후에도 작년 13차례, 올해 5차례 미사일도발을 강행했다. 최근에는 GP총격까지 가한 바 있다. 북한은 GP총격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해명조차 거부했다.

더 심각하게 남북합의를 위반해온 북한이 민간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다.

보수 야권에선 "북한 미사일에 대해서는 제대로 항의하지 못했던 정부가 왜 대북전단만 막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미래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늘 우리정부는 국민생명 위험을 초래한다며 대북전단 중단 요구를 받아들이면서도 남북군사합의를 먼저 어긴 북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계속되는 위협에 침묵만 지키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에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