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국민으로 살고싶다” 던 김기덕, 해외서 화장후 돌아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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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12. 오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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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 “문재인의 국민으로 대한민국에 살고싶다”
고(故) 김기덕 감독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악화돼 라트비아의 병원에서 숨진 영화감독 김기덕(60)씨의 시신이 현지에서 화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확산으로 유족들이 라트비아 현지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씨의 시신은 현지에서 화장된 뒤 유골만 한국으로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지난 2004년 베를린영화제 은곰상(감독상), 2011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 2012년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는 등 유럽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했다.

김씨에 대한 각계의 추모 메시지가 이어진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김씨가 지난 2012년 대선(大選)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나눴던 편지 내용이 다시 주목 받았다.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은 김씨의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소식에 장문의 축하 편지를 보냈고, 김씨는 “문재인의 국민이 되고싶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편지에서 “김 감독이 한국 영화에 큰 기념비를 세워줬다. 문화 예술의 나라 한국에 큰 자부심을 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김 감독이 베네치아 영화제로 떠나기 전 했던 인터뷰 내용에 참 고맙게 생각한다”며 “김 감독은 존경하고 배우고 싶은 사람으로 언론인 손석희씨와 이창동 감독, 그리고 많은 것이 부족한 나를 언급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감독의 수상식 아리랑 답가를 들으며 마음이 참 뭉클했다”며 “이제 백일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12월 19일 나도 김 감독처럼 아리랑을 꼭 한번 불러보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당시 수상자로 결정된 뒤 시상대에 올라 ‘아리랑’을 부른 뒤, 그 이유로 “가장 한국적인 것을 수상 소감 대신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씨는 당시 수상 이후 편지로 여러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특별한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김씨는 편지에서 “(여러 분에게 축하는 받았지만) 그 중에서 특히 진심이 가득 담긴 감동적인 긴 편지를 보내주신 문재인님의 편지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모든 분들이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 문재인님이 고름이 가득 찬 이 시대를 가장 덜 아프게 치료하실 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씨는 “나는 문재인의 국민이 되어 대한민국에 살고 싶다”고도 했다. 김씨가 대선에 나선 문 대통령의 당선을 응원했던 것이다.

[박상기 기자 sang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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