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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성폭력 희생자들 잊히면 안 돼”…영화계서 故 김기덕 추모 반대 의견도


고(故) 김기덕 감독(사진)이 지난 11일 새벽(현지시간)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 사실이 전해진 가운데, 영화계에서 추모를 반대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영어 자막 번역가로 유명한 미국 출신의 번역가이자 영화평론가 겸 배우 달시 파켓은 지난 11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김 감독에 대한 추모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파켓은 “나는 김기덕 감독의 성폭행 관련 보도가 나온 2018년부터 내 수업에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대해 가르치는 것을 중단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만약 누군가가 실생활에서 사람들에게 그런 끔찍한 폭력을 행사했다면, 그를 기리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가 천재든 아니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가 천재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또 아일랜드 출신으로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화평론가이며, 영화감독 이경미의 남편이기도 한 피어스 콘란도 11일 SNS에 올린 글에서 ”김기덕 감독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뉴스가 나왔을 때, 그의 죽음에 대해 험담을 하고 싶은 욕구를 억눌렀다“고 밝혔다.

콘란은 ”그가 촬영장에서 행한 공포스러운 행위에 대해 언급 없이, 단지 위대한 예술가의 별세에 대한 애도가 (많은 부분 서구에서) 쏟아지는 것을 보고 슬펐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영화에 공헌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의 괴물 같은 성폭력의 희생자들 역시 잊혀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1996년 영화 ‘악어’로 데뷔한 김 감독은 2004년 ‘사마리아'로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은곰상)을 수상했고, 2012년 ‘피에타’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한국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는 등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2017년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 가해자로 지목됐으며, 여배우에 대한 폭행 및 강요 혐의로 고소당했고, 여배우와 스태프를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이어지며 사실상 국내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검찰은 김 감독의 성폭력 관련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으며,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이후 김 감독은 자신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배우와 이를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달 패소했고, 최근 항소한 바 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김기덕 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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