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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류승룡 "`손님` 부진, 아쉽다…어떻게 인생을 알겠나"

입력 : 
2015-07-22 18:23:18
수정 : 
2015-07-22 18: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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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손님' 시나리오에도 영화에서 보인 허점과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중후반에 전하는 신선함과 미덕이 있었기에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비유와 상징이 남달랐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에 대한 환기나 응징의 의미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 일맥상통했다."

누적관객 82만명으로 퇴장을 앞둔 영화 '손님’(감독 김광태)의 주연배우 류승룡에게 어떤 대단한 매력이 있었기에 이 작품을 택했느냐고 묻자, 그는 이같이 답했다.

류승룡의 최근작들이 모두 사랑받았기에, 그가 흥행성을 주로 고려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만 되돌아보면 결과가 좋았을 뿐이다. '7번방의 선물', '최종병기 활',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이 흥행작이 될지 아무도 몰랐다. 새롭고 신선한 도전이었고, '손님' 역시 도전이었다.

'손님’은 1950년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로 들어선 낯선 이방인 우룡(류승룡)과 그의 아들(구승현),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했던 비밀과 쥐들이 기록하는 그 마을의 기억을 다뤘다. '약속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가 있긴 하나, 쥐떼가 등장하고 전개 과정도 기이해 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국적 정서와는 맞지 않는 결말을 탐탁지 않게 느낀 관객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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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은 흥행 부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많은 분이 땀 흘렸는데 아쉽다"며 "누구도 망해도 좋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 잘 되는 것이 좋았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전 작품에도 그랬지만 난 새로운 이야기, 다양하고 신선한 이야기를 관객과 나누고 싶었다. 이 영화를 불편하게 본 분들도 있겠지만 좋아하신 분들도 있다. 생각은 역시 다 다른 것 같다." 특히 그는 "관객이 영화의 행간을 읽지 못하고, 미덕을 못 찾아낸 것 같다"고 짚었다. 특히 관객의 쥐에 대한 혐오를 꼬집었다. "사람들이 겉으로는 자기 자신은 깨끗하고 거룩하다고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혐오스러운 게 있어도 안 그런 척 숨기고 있다. 거짓과 이기심 등 여러 가지 것들이 그렇다. 영화 속 마을 사람들도 살려고 지은 죄를 합리화하고 쉬쉬하지 않나. 그렇게 또 사람을 죽이는 등 악순환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다. 깊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행간을 보면,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수의 관객이 이런 의미를 읽어낼 줄 알았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일차적인 쥐에 대한 혐오라니…."

항상 흥행 맛만 볼 순 없다. 그러니 관객의 좋지 않은 반응도 빨리 경험하는 게 나은 편일 수도 있다.

류승룡은 "사실 흥행에 대한 생각도 한 적 없고, 그냥 연기하며 거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인생을 알고, 흥행을 알겠나"라며 "이 영화로 영화 관계자들이 관객 성향 등을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이기는 할 것 같다. 다만 투자 위축으로 다양한 볼거리가 없어질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아마도 어디서 본듯한 비슷비슷한 장르와 이야기만 줄곧 하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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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 그는 약속을 잘 지키는 편일까. "버릇처럼 남발하지 않고 신중한다. 특히 아이들과는 약속을 항상 지키려고 노력한다. 다만 아이들에게는 인색할 정도로 더 신중하다." MBC '라디오스타’와 관련해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는 굳이 바로잡을 생각은 없다. 그는 "욕을 많이 먹었으니 그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더 논란이 이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손님'이 흥행 안 됐다고 해서 뭔가를 다르게 변화할 생각은 없다. "변하고 싶거나 어떤 강박은 없다. 변신을 억지로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모든 건 순리대로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다양하고 신선한 작품에 장르 불문하고 참여하고 싶을 뿐이다."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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