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누명' 윤성여, 32년 만에 무죄…"저 같은 사람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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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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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무죄입니다"…법정선 박수 터져나와
[앵커]

아무런 죄가 없는데도 억울하게 20년을 감옥에서 보낸 사람이 있습니다. 이른바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입니다.

[윤성여/재심청구인 : 저 같은 사람이 안 나오길 바랄 뿐이고…]

출소해서 재심을 청구한 윤 씨가 3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가혁 기자입니다.

[기자]

법정 밖 스크린.

사건명 '살인' 피고인 '윤성여'.

1989년 13살 여자아이를 성폭행하고 죽였다는 이른바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

윤씨는 경찰에 검거된 지 32년 만에, 이렇게 법정에 다시 앉았습니다.

[박정제/수원지법 부장판사 : 경찰에서의 가혹행위와 수사기관의 부실 수사 및 제출된 증거 오류를 법원이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잘못된 판결이 선고되어 그로 인해 20년이라는 오랜기간 동안 옥고를 거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큰 고통 겪었을 피고인에 대해 사법부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럼 피고인에게 판결 주문을 선고하겠습니다. 잠시 일어나 주시겠어요? 피고인은 무죄. 이상 재심재판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결백이 입증됐습니다.

재판부는 1989년 당시 경찰이 윤씨를 때리고 겁을 줘서 억지로 자백을 받아냈고 당시 제출된 여러 자료도 증거로서 능력이 없다고 봤습니다.

지난달 연쇄살인범 이춘재도 이 재심 공판 증인으로 참석해 자신이 진범이라고 증언했습니다.

박수가 터져 나왔고, 검사석에 앉아 있던 검사 2명도 윤씨를 찾아와 고개 숙였습니다.

경찰청도 "깊이 반성한다. 앞으로는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성여 씨는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그래도 억울하게 감옥에서 보낸 20년, 그 세월을 되돌릴 순 없습니다.

[윤성여/재심청구인 : 저 같은 사람이 안 나오길 바랄 뿐이고 모든 공정한 재판이 이뤄졌으면 하는 제 바람입니다. 이상입니다. 고맙습니다.]

1989년 당시 언론은 "윤씨가 8번째 범행 용의자라고 자백했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32년 만에 다시 전해드립니다.

'이춘재의 8번째 범행' 용의자로 감옥에서 20년을 산 윤성여 씨는 무죄입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이가혁 기자 (gawang@jtbc.co.kr) [영상취재: 방극철 / 영상편집: 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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