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딸 유골 찾고도 숨겼던 경찰"…31년째 못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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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18. 오전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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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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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찾아올까 밤에 문도 안 잠갔었는데…"<앵커>

윤성여 씨 말고도 이춘재 사건과 관련해 공권력으로부터 너무나 큰 피해를 본 가족이 또 있습니다. 1989년 이춘재에 의해 8살 딸을 잃었지만, 당시 경찰이 유골을 발견하고도 숨기면서 피해자 가족은 30년 가까이 진실을 알 수 없었던 것인데요, 여태껏 수사 관계자들의 사과도 받지 못했습니다.

안희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1년 전 사라진 8살 딸이 꼭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김용복/'화성 실종 초등학생' 아버지 : (밤마다) 문도 안 잠갔어요.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까. (전화번호도) 바꾸면 안 되겠다, 전단지 만들어 돌리고….]

하지만 이춘재의 살해 자백으로 기대는 산산조각 났고, 힘겹게 버티던 아내는 석 달 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용복/'화성 실종 초등학생' 아버지 : 경찰이 와서 이춘재가 죽였다고… 처음에는 믿지 않았어요.(아내는) 소식 듣고 돌변했는지 갑자기… 죄책감에 사는 거예요.]

딸을 죽인 이춘재가 원망스러웠지만, 딸의 유골을 발견하고도 숨긴 당시 경찰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김용복/'화성 실종 초등학생' 아버지 : 경찰이 그 후로 완전히 묻어버렸다는 거예요. 30년 전에 말만 해줬으면, 내 자식이 죽었구나 하고 살았으면….]

윤성여 씨 재심 재판에 출석한 당시 수사팀 간부는 "금시초문"이라며 시신 은닉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김용복/'화성 실종 초등학생' 아버지 : 거짓말이죠. 용서할 것 없어요. 엉뚱한 사람들만 지금 사과하고 있는 거예요. 아무리 진급했다지만 자기도 자식을 키울 텐데….]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도 쉽지 않은 상황.

유족은 진상이라도 알자며 지난 3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첫 재판은 아직 열리지도 못했습니다.

[이정도/유족 측 변호인 : 대한민국에서 형식적 답변을 하나 제출했고. (수사자료 공개 요청에) 개인정보 관련 자료다, 수사 중인 기밀이라는 이유로 불허가 처분을 했죠.]

아버지의 마지막 소망은 어린 딸이 어디 묻혔는지, 경찰이 왜 진실을 말하지 않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김용복/'화성 실종 초등학생' 아버지 : 떳떳하게 나와서 있던 이야기 다 하고, 진실을 완전히 밝히고 처벌받았으면….]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장현기) 

안희재 기자(an.heej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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