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NAVER 연예

임혜영 "단 한 번도 똑같은 '드라큘라' 해본 적 없어요" [★FULL인터뷰]

[스타뉴스 강민경 기자] 뮤지컬 배우 임혜영 /사진=김창현 기자
뮤지컬 배우 임혜영(38)이 4년 만에 '드라큘라' 속 미나로 돌아왔다. 미나를 연기하면서 끌려다니기 보다 명확하고, 주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두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야 볼 수 있는 디테일을 더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쌓여지는 감정과 디테일을 관객석 끝까지 전달하는 임혜영. 임혜영은 한 번도 똑같은 공연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은 공연까지 매일 매일 다른 공연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뮤지컬 '드라큘라'(제작 오디컴퍼니)는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각색했으며, 수백 년 동안 오직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 2014년 초연, 2016년 재연을 거쳐 4년 만에 삼연으로 돌아왔다. 4중 플라잉 무대 등 보완 작업을 통해 재연보다 완성도를 높였다.

임혜영은 '드라큘라'에서 미나 역을 맡았다. 미나는 아름답고 총명한 여인으로 드라큘라(김준수, 전동석 그리고 류정한 분)와 마주치면서 거부할 수 없는 운명에 휩싸이게 되는 인물이다. 그는 2016년 재연을 통해 '드라큘라'와 인연을 맺었다. 재연 당시에는 원 캐스트로 약 2주간 공연을 진행했기에 아쉬움도 있었을 터. 임혜영은 4년 만에 돌아온 '드라큘라' 삼연을 통해 재연부터 겹겹이 쌓아온 감정과 디테일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뮤지컬 배우 임혜영 /사진=김창현 기자
뮤지컬 '드라큘라'는 지난 2월 11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했다. 4월 1일부터 19일까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앙상블 배우 2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공연을 중단했다. 3주가 지난 뒤 다시 공연을 재개했다. 임혜영은 6월 7일까지 총 47회를 소화하는 가운데, 현재 절반의 공연을 소화했다. 절반의 공연을 남겨둔 임혜영을 스타뉴스가 만났다.

-2016년 재연에 이어 4년 만에 '드라큘라' 속 미나를 연기하게 된 소감은 어떤가요?

▶ '드라큘라' 재연 당시에 미나는 원 캐스트였고, 공연 기간이 짧았어요. 2주 반이 안 되게 했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에 (김)준수가 군대 가기 전이었고, '이걸 다시 언제쯤 할까?'라고 배우들끼리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그 나이 되서 못하겠지'라고 했었는데, 지금 하고 있네요. (웃음) 세월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아요. 말은 4년이지만, 체감은 2년밖에 안 된 것 같아요. 그리고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았고, 다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어요. 여러가지 상황이 맞아야 하니까 배우 입장에서는 작품에 대해 확신을 갖기가 쉽지 않거든요. '드라큘라'가 너무 좋지만, '군입대한 준수가 돌아오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구나'라고만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공연에 다시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거의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시 하게 돼 반가웠죠.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위해 공연이 3주간 중단 됐어요. 쉬는 동안 무엇을 하셨나요? 그리고 3주 만에 공연을 재개한 소감은요?

▶ 처음 경험하는 휴식이었어요. 배우들끼리 처음 2주까지는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2주 정도는 자체 자가격리를 자연스럽게 했죠. 자체 자가 격리가 끝난 뒤 일주일은 고향이자 청정 구역인 강릉에 다녀왔어요. 3주 만에 공연을 재개하니 익숙한데 낯선 기분이 들었어요. 배우들끼리 '다들 무슨 기분이야?'라고 말하기도 했고요. 보통 지방 공연을 가는 기분과 또 다르더라고요. 첫 공연 같은 긴장감이지만 익숙하면서도 묘한 기분이었어요. 편안한데 불편한 느낌 아시나요? 딱 그 느낌이었고, 말로 설명이 안 되네요. (웃음) 무대에서 첫 등장하고 1막까지 미나를 연기할 때 익숙하고 낯선 이 기분이 도움돼요.

뮤지컬 배우 임혜영 /사진=김창현 기자
-김준수, 전동석 그리고 류정한 배우와 각각 오랜만에 만나 연기하게 됐는데 세 분과의 호흡은 어떤가요?

▶ 재연 때 만났던 준수와는 공연 기간이 짧아서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어요. 이번엔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재연 때보다는 더 편해졌어요. 사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배우들끼리 하고 싶은 게 많았거든요. (웃음) 동석이는 동생이다 보니 더 편한 것도 있어요. 그래서인지 제가 친누나 같은 느낌이 들어요. 2012년 '두 도시 이야기' 때 만난 동석이는 아기였어요. 물론 저도 어렸지만, 동석이는 더 어렸죠. 서로 성장해서 만나서 기분이 좋아요. 정한 오빠는 어렵고 하늘 같은 선배님이시지만 귀여우세요. 제가 오빠 앞에서 까불기도 하구요. 최근에는 체온을 안 잰 오빠에게 다가가 체온을 재주기도 했어요. 하늘 같은 선배님이시지만 귀여운 면모가 많아요. 그렇지만 무대에서 보면 그렇게 짠할 수가 없더라구요. 2015년 '팬텀' 이후 오랜만에 무대에서 만나 반갑고, 사촌을 만난 느낌이에요.

-'드라큘라' 속 미나의 전사를 어떻게 만들었나요? 그리고 삼연에서는 조금 더 친절해진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 저는 엘리자벳사가 환생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제 능력으로는 해석하고 표현하기가 어려울 것 같더라구요. 재연 때부터 연습을 하면서 고리를 맞춰 나갔어요. 처음엔 '내가 엘리자벳사였어!'라고 생각하면서 드라마를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연습을 거듭하면서 '엘리자벳사였구나'가 됐죠. 친절하게 표현을 하려고 한 건 아니었고, 조금 더 선명하고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관객이 극을 봤을 때 점핑 되는 부분도 많고 '왜 그래?'했던 부분들이 이해가 되면서 친절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미나가 전형적인 여자가 아니였으면 했고,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그리고 싶었어요. 재연이 끝나고 제작사 측에서 '제목은 드라큘라지만 뮤지컬 미나야'라고 이야기 해주시기도 했어요.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끌려다니기 보다 명확하고 주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야 관객분들이 이해를 하고 따라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해도 '쟤 왜저래?'라고 할 것 같긴 하지만요. (웃음)

-미나를 연기하면서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다면요?

▶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지만 모든 부분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아요. 'Please Don't Make Me Love You(플리즈 돈 메이크 미 러브 유)' 넘버를 부른 후 렌필드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제게도 그런 말을 했어요. 하지만 그것이 영혼을 버릴만큼 그렇게 값진 것인가요?'라고 해요. 재연 때는 당신의 영혼이라고 콕 집어서 이야기 했거든요. 이 영혼에는 미나와 렌필드 그리고 루시의 영혼이 포함된 거에요. 드라큘라에 희생당했던 모든 사람들한테 하는 말이기도 하고, 미나 자신에게나 루시에게도 하는 말이에요. 관객분들은 잘 모를꺼에요. 그 영혼에 모든 걸 다 표현하면 좋겠지만, 많은 것들이 들어있어요. 이 부분만큼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아요. 영혼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그 사람들을 다 떠올려요.

뮤지컬 배우 임혜영 /사진=김창현 기자
-드라큘라의 성에 도착했을 땐 조나단에게 받은 반지가 손가락에 끼워져 있지 않더라고요. 혹시 이 때 마음을 확실하게 정하고 온 건가요?

▶ 조나단과 결혼하고 나서 한 번도 반지를 안 빼요. 안 보면 괜찮은데 자꾸 보게 되는 거 있잖아요. 헤어진 사람을 안 만나면 되는데 어디서 계속 마주치고, 미나가 부르기도 하고 결국에는 유혹의 맛을 보잖아요? 조나단이 있어도 그 안에서 계속 갈등해요. 물론 드라큘라에게 마음을 빼앗긴 건 사실이지만, 정도가 있어요. 50%를 넘어갔느냐, 아니면 30%를 넘어갔느냐에요. 전 반 이상 넘어간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싸우려고 하고 버티려고 해요. 흔들리는 게 크면 더 버티려고 하잖아요. 그 흔들림을 크게 갖고 싶어서 드라큘라에게 많이 넘어가는 것도 있어요.

이미 피를 나눴고, 교신을 하고 저의 선택으로 인해 그렇게 됐지만 그런 것들이 작용하면서 또 넘어가는 것 같아요. 반헬싱이 줄리아와 만난 신 다음에 드라큘라가 '그댄 내 삶의 이유. 나를 살게 한 첫사랑. 오랜 세월조차도 지울 수 없던 사랑'이라고 부르잖아요. 사실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제가 명확하게 듣는 설정이였어요. 실제로 뒤에서 듣고 있죠. 드라큘라의 목소리를 정확히 듣고 그때 반지를 빼버려요. 드라큘라 성에 들어가서 '드라큘라를 찾았나요?'라고 물어보는 건 그를 만나기 위해서에요.

-반지 디테일 뿐만 아니라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낼 때도 있더라고요. 특히 전동석 배우와 연기할 때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같은데요.

▶ '드라큘라'는 '드라마에 구멍이 많다', '이해가 안 된다'라는 반응이 있지만, 드라마가 완벽한 뮤지컬은 손에 꼽는다고 생각해요. 어쩔 수 없는 형식이고 두 세시간 안에 채워내야하죠. 그래서 저는 모든 뮤지컬에는 드라마적 구멍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드라큘라'의 드라마가 엄청난 문제인 것처럼 선입견을 갖게 되는데, 저는 공연을 할수록 배우가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걸 만들어낼 수 있기에 드라큘라마다 다르게 표현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나도, 드라큘라도 만들기 나름인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 임혜영 /사진=김창현 기자
동석이와 저는 서로 (감정적으로) 표출을 많이 해요. 직접적으로 하면 '촌스러워지지 않을까?'라는 염려를 했어요. 하지만 직접적이지 않으면 '관객이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명확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동석이도 그런 선택에 대해서 좋아하는 것 같고,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 안 만난지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웃음) 재밌는 건 동석이와 드라마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야기 하지 않아요. 준수도 그렇고 정한 오빠도 마찬가지고요. 그냥 날 것 같은 상태에요. 서로 맞추지 않지만, 각각의 드라큘라를 만나서 쌓아진 감정이 그날의 드라큘라와 좋은 걸 만들어 내는 게 아닐까 싶어요. 동석이는 준수와 다른 애절함이 있고, 정한 오빠와 또 다른 애절함이 있어요. 동석이의 애절한 결이 저와 잘 맞지 않았나 싶어요.

-'트레인 시퀀스' 최면신에서 빙의가 풀리지 않는 느낌이더라고요. 계속 드라큘라에게 빙의된 상태인가요? 그리고 이때 완전히 드라큘라의 편이 되는 건가요?

▶ 미나와 반헬싱이 서로 팽팽하게 대립하길 원했어요. 해당 부분은 연출님께서 열어주셨어요. 초연 때는 이런 버전이 아니었다고 하더라고요. 재연 때는 (강)홍석이가 반헬싱이었는데, 그때 저와 팽팽했거든요. 물론 당시 공연장이 세종문화회관이라서 잘 안 보였을 거에요. (웃음) 반헬싱 입장에서는 '미나가 넘어간거야?', '뭐지?'라고 할 수 있겠지만, 미나 입장에서는 완전히 드라큘라의 편이 된건 아니지만 서로 끝까지 팽팽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 드라마가 좋았고, 제 여정에서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매 공연 마다 그 신에서 제 톤이 조금씩 달라요. 드라큘라를 완전히 선택한 건 아니지만, 그 신만큼은 드라큘라 쪽에서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올해로 데뷔 15년차가 됐는데, 남다를 것 같아요. 그리고 '드라큘라'의 공연도 이제 절반 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남은 공연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주실 건가요?

▶ 10주년 이후로 세고 있지 않아요. (웃음) 한 해 한 해 쌓이는 게 10주년까지는 멋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시간이 안 쌓였으면 좋겠어요. 쌓이는 시간만큼 내가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 같기도 해요. '드라큘라'의 드라마적 구멍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전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거라고 생각해요. 각각의 드라큘라를 만나면 조그마한 차이는 있지만 계속 바뀌어요. 그 넓은 폭 안에서 또 쌓이는 것들이 있을 것 같아요. 매일 똑같은 시간, 똑같은 장소에서 공연되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공연이 될 것 같아요.

강민경 기자 light39@mtstarnews.com

▶ 스타뉴스 단독
▶ 생생 스타 현장 ▶ 스타 인기영상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연예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FULL인터뷰 기사 모아보기

광고

AiRS 추천뉴스

새로운 뉴스 가져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