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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웃어도 웃는 게 아니야...'겨울왕국2'를 향한 '눈'

[트렌드 Talk] 1000만 관객 돌파를 향해 순항하던 도중 각종 고소 고발 이어져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고발장 접수, 반복되는 스크린 상한제법안은 여전히 제자리,해외언론도 주목 중

입력 2019-12-06 07:00 | 신문게재 2019-12-0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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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한국의 흥행 광풍은 해외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최초’라는 타이틀은 모두 가져갈 모양새다. 지난달 21일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사전 예매만 110만장을 돌파했다.  

 

북미에서도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겨울왕국2’는 애니메이션 최초로 비성수기 개봉작 중 개봉 주말 1억3026만 달러(약 1555억원)를 벌어들였다. 4일 기준으로 중국에서 가장 많은 매출(9050만 달러)을 올렸으며 한국(6052만 달러), 일본(3948만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순차적으로 개봉한 독일과 영국을 포함해 보름만에 전 세계 흥행 수익 4억 5300만 달러(5411억원)를 기록해 국적과 세대를 불문한 ‘겨울왕국’ 신드롬을 입증하고 있다.


문제는 또다시 불거진 스크린 독과점이다. 개봉 후 내내 1위를 지킨 ‘겨울왕국2’ 스크린 수는 전국기준 5549개.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나를 찾아줘’(김승우 감독)의 770개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같은 날 맞붙는 걸 피해 한주 혹은 전주에 개봉한 ‘블랙머니’ ‘러브앳’ 등은 진정성과 재미를 갖췄음에도 각각 10%대에 불과한 점유율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영화인 대책위원회(반독과점영대위)는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겨울왕국2’의 스크린 독과점 사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가 하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독점금지법(독점금지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을 위반했다고 수입·배급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를 1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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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고발장에서 “1개 사업자가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서 독과점 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디즈니는 스크린 독점을 시도, 단기간에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 한국 영화관 사상 최고 상영 수(종전 ‘어벤져스: 엔드게임’ 1만3397회)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예 전문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3일(현지시간) “한국에서 ‘겨울왕국2’의 독점에 대한 고발이 디즈니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트디즈니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15~27개 스크린 가운데 한 영화가 4개 이상에서 상영될 수 없다. 미국 역시 스크린 점유율 3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시장성을 조율하고 있다. 

 

이미 스크린 독과점은 한국 영화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혀왔다. 같은 디즈니의 ‘어벤져스’시리즈를 비롯해 과거 ‘괴물’ ‘명량’ ‘군함도’ ‘신과함께’ 등도 이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수직 계열화된 구조로 인해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가진 대기업들도 소위 ‘블록버스터 영화’를 걸 때마다 매년 반복되는 스캔들이다.

영화관계자들은 특정 영화의 상영 스크린 수를 제한하는 ‘스크린 상한제’를 대안으로 내놓았지만 법안 통과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제작자는 “이건 단순히 한국영화와 직배사와의 싸움이 아니다. 프라임시간대(오후 1시~ 오후 11시)에 특정 영화가 한 영화관의 상영관 50% 이상을 초과해 상영할 수 없다는 법적인 가이드 라인이 있다면 더디지만 상생할 수 있다”면서 “‘겨울왕국2’를 보고자 하는 관객을 말릴 수는 없다. 하지만 다른 영화를 보려고 해도 걸린 영화가 없다는 건 분명한 문제”라고 의견을 전했다. 

 

이어 “영화를 만들었는데 틀 수 없는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반복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새로운 운명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겨울왕국2’는 이번 주말 올해의 5번째 1000만 관객 동원 영화 등극이 확실해 보인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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