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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가요대전’ 형식적인 연말가요제 “이제그만”(종합)

입력 : 
2010-12-30 07:30:03
수정 : 
2010-12-30 13: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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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첫 번째 연말 가요축제인 SBS ‘가요대전’이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며 존재 의미를 잃어 가고 있다. 29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조권, 정용화, 김희철, 황정음의 사회로 진행된 2010 SBS ‘가요대전’은 3시간 내내 방송사고, 특별무대라는 이름으로 억지로 짜 맞춘 듯 한 무대, 제작진의 연출력 부재와 준비 부족가 모두 드러났다.

가장 귀를 거슬리게 했던 것은 거의 모든 가수의 무대에서 들린 잡음들이다. 소녀시대, 카라와 같이 여러 명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경우에는 잡음 뿐 아니라 각 멤버별 마이크의 볼륨이 다르게 들리기까지 해 시청 자체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방송 중간에 스태프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으며 현장음들이 지나치게 잘 들려 흐름을 깨기도 했다.

‘막내들의 반란’이라는 콘셉트로 엠블랙 미르, 에프엑스 설리, 오렌지캬라멜 리지, 소녀시대 서현, 2PM 찬성, 카라 강지영, 샤이니 태민이 함께 부른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서커스’는 100% 립싱크로 방송되기도 했다.

화면구성 역시 완성도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카메라는 가수를 놓치기 일쑤였으며 키와 온유가 함께 부른 트로트 특별무대에서는 키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온유를 계속 비추고 있기도 했다. 제작진의 뒷통수가 가수들을 가리기도 하고 무대 앞으로 카메라맨과 스태프가 지나가기도 했다.

평소 보기 어려웠던 무대들이 많았다. 하지만 새롭거나 신선한 무대는 없었다. 규모와는 별개로 구성 자체가 다소 진부했다는 것. 팀별 라이벌 구도를 만들거나, 어설픈 CG를 동원해 인트로 촬영을 한 것은 그나마 애교다. 트로트 가수들의 무대 사이사이에 아이돌 가수들이 트로트를 부르게 하는 것은 트로트 가수 무대에 채널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억지로 구성한 듯 보였다.

‘루시퍼’를 부르는 샤이니의 온유와 키가 나훈아의 ‘잡초’를 부르는 모습은 흔히 볼 수는 없겠지만 흔치 않다고 모두 특별한 건 아니다. 비스트가 어설픈 설정상황으로 티아라 대신 ‘야야야’를 불러야 하는 이유도 분명하지 않다. 반대로 티아라가 비스트의 노래를 부른 것도 아니다.

휘성과 다비치, 아이유의 합동무대는 이날 방송 중 최악의 콜라보레이션이었다. 클럽풍의 노래 ‘불면증’에 다비치와 아이유는 별다른 역할 없이 우두커니 서서 화음을 넣었다. 이는 곡의 분위기 자체를 망쳐 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다비치와 아이유가 무대에 오른 것은 세팀이 사전에 녹화한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 ‘원 스윗 데이’와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해당 분량은 방송에서 사라졌다. 다비치와 아이유가 무대에 오른 것 자체가 이상하게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가장 황당한 무대는 1부 마지막에 오른 타이거JK와 슈프림팀의 무대였다. 타이거JK, 슈프림팀 모두 다른 아이돌 가수들 처럼 화려한 무대와 특수효과,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강렬한 무대매너와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1부에 예정된 시간이 초과된 까닭인지 이들의 무대를 끝까지 볼 수 없었다.

윤미래는 자신의 트위터에 "황당하다. 앙코르 무대도 아니고 왜 짧게 내보내냐"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방송3사가 연말 가요시상식을 폐지하고 가요축제로 대체한 것은 2006년 부터다. 음악의 순위를 매기고 경쟁을 부추기는 문화를 지양하자는 의미였다. 또 연말에 가수들이 보다 화합하는 분위기로 한해를 마무리 하자는 의미도 담았다.

시상식을 폐지하면 행사 자체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반대 목소리도 분명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3사가 가요 시상식 폐지를 결정했을 때는 그만큼의 노력과 책임이 필요했다. 시상식 폐지된 후 6년간 연말 가요축제가 양적인 성장은 했을지 몰라도 질적으로는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 특히 요즘처럼 아이돌 가수들 까지도 자신만의 콘서트를 만들어 양질의 공연을 보여주는 시기에 방송사가 주최하는 연말 가요축제는 더욱 초라하고 형식적인 행사로 보일 수 밖에 없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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