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NAVER 연예

'토토가·못친소' 특집? '놀면 뭐하니'의 식상함이 준 감동

[TV리뷰] 2주만에 돌아온 MBC <놀면 뭐하니?>, 8090 추억 재소환

[김상화 기자]

 
 지난 2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MBC <놀면 뭐하니?>가 2주 만에 돌아왔다. 당초 성탄절을 한주 앞둔 지난 19일부터 '겨울노래 구출작전' 편 본격적인 공연이 방영될 예정이었지만 MBC 상암 사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송이 결방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당초 준비했던 촬영분이 1주일씩 지연되다 보니 성탄절 다음날에 크리스마스 특집이 방영되는 다소 어색한 상황도 빚어졌다. 일찌감치 쟁쟁한 가수들의 출연이 예고되면서 그들의 무대를 학수고대하던 시청자들로선 잠시 동안의 기다림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었다.  

8년만의 귀환, '못친소' 김범수의 변함없는 가창력
 
 지난 2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유재석과 데프콘이 만난 인물은 바로 김범수였다. 일부 시청자들이 앞서 인터넷 생방송 당시 "다음 '못친소' 위해 아껴야 한다"는 재치 넘치는 댓글로 김범수를 소환했듯이, 8년 전 <무한도전> 초대손님이었던 김범수의 등장은 큰 반가움을 안겼다. 

일명 '얼굴 없는 가수'라고 불리던 데뷔 초창기 때의 일화를 시작으로 싸이와 방탄소년단보다 먼저 빌보드 핫 100 순위에 등장했던 그의 이야기는 오랜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아직도 사람들이 내가 못친소 우승한 줄 안다"라면서 억울해(?)하는 김범수의 토로는 잠시 잊고 있었던 '못친소'의 추억도 되살려줬다.

갑작스런 출연이었지만 흡입력 넘치는 그의 목소리는 여전했다. 특별히 목을 풀지 않고도 고음역대 명곡들을 쉴새 없이 불러주면서 일명 '김나박(김범수-나얼-박효신)'으로 불리는 가창력 끝판왕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문세의 반가운 등장
 
 지난 2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인기리에 방영된 tvN <응답하라 1988> 출연진의 의상을 재현해 입은 유재석, 김종민이 소환한 가수는 8090세대 청소년들의 대통령, 별밤지기 이문세였다. 대한민국 발라드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문세의 노래 아니었던가.

아이유, 성시경, 이수영, 빅뱅 등 수많은 후배가수들이 리메이크했을 만큼 이문세가 발표한 곡들은 시대를 초월하는 자신만의 생명력을 지닌 음악이었다. 뿐만 아니라 12년 넘게 진행을 맡았던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DJ로서 수많은 청소년들의 길잡이 역할을 한 것도 그의 빼놓을 수 없는 경력 중 하나였다.

모처럼 등장한 이문세와의 만남은 그때를 기억하는 4050세대들에겐 잊고 있었던 옛 친구와의 재회나 다름 없는 일이었다. 통기타 반주와 함께 그때의 로고송, 생일 축하 노래 등을 들으면서 회상에 빠진 유재석과 마찬가지로 시청자들 역시 잠시 동안 어린 시절로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놀면 뭐하니?>가 만든 '겨울노래 토토가' 
 
 지난 2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한 시청자는 이날 방송된 <놀면 뭐하니?>를 보고 '겨울노래 토토가·못친소의 만남'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사실 최근 방영분의 내용만 보면 특별히 새로울 것 없는 기획임은 분명하다. 겨울·성탄절에 걸맞은 노래들과 그 곡을 불러준 가수들을 소환한다는 건 타 예능에서도 종종 목격할 수 있는 콘셉트이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라면 이미 익숙해진 방식마저도 특별하게 소화하는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이번 '겨울노래 구출작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모처럼 만난 윤종신을 통해선 그의 초창기 TV 예능 입문기를 함께 소환하는가 하면 "지금도 꿈에 못친소가 등장한다"는 김범수의 웃픈 고백에선 8년전 이맘때 배를 잡고 웃었던 <무한도전> 못친소 편에 대한 추억을 되살려 볼 수 있었다. 역시 오랜만에 예능에 출연한 이문세를 통해선 <별밤> 시대를 추억하면서 청소년 시절의 기억도 회고해본다. 

물론 <놀면 뭐하니?>가 "너무 음악 예능만 하는게 아니냐?"라는 일부 불만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속에 당초 준비했던 기획 상당량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간의 제약 및 제한된 인원과의 만남 등으로 제작할 수 있는 최선의 소재로 '음악'을 선택했고 이를 성공시켜 왔다.  

'겨울노래 구출작전' 역시 기존 방영분과 맥을 같이 한다. 그리고 이번에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뻔할 수 있는 겨울 특집도 <놀면 뭐하니?>의 손을 거치면 재미있는 방송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하루 늦은 성탄절 특집을 볼 수밖에 없었지만 마치 '오늘도 크리스마스'라는 생각을 갖게 할 만큼 <놀면 뭐하니?> 겨울노래 구출작전편은 활력 넘치는 웃음과 가슴 떨리는 감동을 선사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오마이뉴스 '시리즈'에서 연재하세요!
▶교사·학부모 필독서 《삶을 위한 수업》
▶오마이뉴스 취재 후원하기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연예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광고

AiRS 추천뉴스

새로운 뉴스 가져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