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기빠진 예비군 부대…불법다운 영화로 교육

입력2019.11.22. 오후 3:29

수정2019.11.22. 오후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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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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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위반·저작권침해 소지
軍은 사실파악조차 못해

일선 부대가 예비군 교육 중 토렌트에서 불법으로 내려받은 영화를 상영해 논란이 예상된다. 토렌트는 개인 간(P2P) 파일공유 프로그램으로, 불법 복제 영상물 유통에 주로 쓰여 보안에 취약하다. 그러나 군은 정작 예하 부대에서 예비군 교육 중 영화를 상영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매일경제신문이 취재한 결과 이달 초 수도권에 위치한 모 부대에서는 병력동원훈련 교육 시간에 '12 솔져스'라는 영화를 130여 분간 상영했다. 예비군 160여 명이 참석한 상황이었다. 이 영화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군 특수팀이 아프가니스탄에 잠입해 비공식 작전을 수행하는 내용을 소재로 한다. 해당 예비군 부대는 CAS(Close Air Support·근접 항공 지원) 교육 일환으로 이 영화를 상영했다.

문제는 해당 영상을 토렌트로 내려받았다는 점이다. 이 영상 초기 화면에는 해당 영상을 어떤 토렌트 사이트에서 내려받았는지 표시한 자막이 있는 그대로 표출됐다. 해당 부대가 소속된 사단 측은 "경위를 파악한 결과 해당 간부가 토렌트로 내려받은 영화를 DVD로 저장해 반입했고, 당시 노트북PC는 반입할 때 바이러스 검사를 해 보안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이 사단은 '12 솔져스' 영화 DVD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 부대에서는 이를 대여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식 절차를 거쳐 사단에서 DVD를 빌렸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환경이었던 것이다. 통상 저작권법 시행령상 비영리를 목적으로 한 상영회는 발행일부터 6개월이 지난 영상저작물 재생은 법 위반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군 당국은 기초적인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육·해·공군과 해병대에 문의한 결과 이 부대가 속한 군에서는 예하 부대 전체에 대해 "최근 3년간 예비군 훈련 간 영화 상영 없음"이라고 답변했다. 다른 군에서는 배급사에 비용을 지불하거나 DVD를 대여하는 등 정식 절차를 거쳐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해군본부는 2016년 '태양 아래'라는 영화를 3회 상영한 후 300만원을 배급사에 지급했고, 해군 1함대는 DVD를 통해 올해에도 '명량' '연평해전' '배틀쉽' 등 영화를 상영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당 영화가 공유 프로그램인 토렌트를 통해 내려받은 영화라면 예비군 교육 간 상영하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예비군 훈련은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는 교육"이라면서 "군 당국이 저작권 침해와 같은 문제 소지가 없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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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