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2021/문학평론]‘공감과 자기반성의 공동체-최은영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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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소감

문학으로 위로받는 순간 기록할것

진기환 씨
문학 같은 거 읽어서 뭐하냐는 사람들이 있다. 그 시간에 생산적인 일을 하라고. 그런데 세상에는 여전히 문학을 통해서 위로받고, 치유되고, 마음을 성장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게 가장 위대한 일이며, 가장 생산적인 일이라 믿는다. 그리고 비평은 그 순간을 논리적으로 성실하게 기록하는 일이라 믿는다. 이런 믿음으로 글을 써왔다. 믿음이 헛되지 않았던 거 같아 기쁘다.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주신 심사위원 들께 감사드린다.

한신대와 인하대에서 나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문학비평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가르쳐 주신 서영채 선생님, 부족한 학생을 제자로 받아주시고 격려해 주신 김동식 선생님. 두 분을 만났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너무나 감사하다.

당선 소식을 듣고 자기 일처럼 기뻐해 준 친구, 선배들에게도 감사하다. 10년째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 (구)파피루스 멤버들과 한신팸 친구들, 인하대 학우들. 이들과는 앞으로도 같이 읽고 쓰고 대화하며 삶의 소중한 부분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

군복무 중인 내가 글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김복찬 중령님, 김다운 대위님, 고석순 상사님. 이분들의 격려 덕분에 읽고 쓰는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 훌륭한 지휘관 밑에서 복무할 수 있어 기쁘다. 이처럼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주시고 기적 같은 선물을 주신 하느님께도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엄마와 하나밖에 없는 내 동생. 글 쓰고 공부하는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많은 부분을 희생한 우리 엄마. 앞으로 당신의 삶을 생각하며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는 평론가가 되겠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1992년 인천 출생 △한신대 문예창작과 졸업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석사 △동 대학원 박사 과정 재학 중



● 심사평

개인서 공동체로의 연결 과정 잘 짚어

서영인 씨(왼쪽)와 정과리 씨.
매년 신춘문예에 응모한 신인들의 작품을 보면서 현재의 우리 문학을 가늠해 보는 일은 즐거운 연례행사다. 관문에 들어선 이들의 글은 한편으로는 우리 문학에 대한 동시대 독자들의 자연스러운 감각과 관심의 표현이며, 또 한편으로 그 감각이 의미와 가치를 획득해 가는 논리의 경로이기 때문이다.

응모작들을 읽으면서 우리 시대의 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평균적 감각이나, 혹은 문학을 이해해가는 논리의 경향성을 쉽게 찾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이 역시 하나의 경향이라면, 우리 시대의 문학이 동시대의 삶과 영향을 주고받는 밀도가 약해졌다는 징후라고도 할 수 있겠다. 작품 해석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이론의 불필요한 인용이나 독자를 설득하지 못하는 주관적 단언들이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글도 적지 않았다.

숙고 끝에 ‘공감과 자기반성의 공동체―최은영 론’을 최종 당선작으로 결정한 이유는 최은영의 개성을 차분히 밝혀가면서 개인으로부터 출발한 소설이 공동체로 연결되는 과정을 적절히 짚어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좋은 평론은 잘 읽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독자들이 함께 그 작품을 잘 읽어야 할 이유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독자들이 작품에서 얻은 감동과 공감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당선작은 그 덕목을 갖추고 있다. 첨언하자면 이론에 기댄 앞부분보다 작품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해 나간 뒷부분이 더 설득력 있게 읽혔다. 그 설득력이 더욱 풍부하고 섬세해지기를 기대한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정과리·서영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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