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심상찮은 환율, 경제불안 요인은 없는지 잘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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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삼상찮다.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54원 선에서 오르내린다. 종가 기준으로 2014년 10월 29일(1047.3원) 이후 3년 4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선 1050원도 위협받고 세자리수까지 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월 수출이 515억8000만달러로 역대 같은달 사상 최대이고 무역수지도 68억7000만 달러의 흑자였으니 추세적으로는 원화강세(환율 하락)가 이상할 것은 없다. 한반도 비핵화 진전 분위기나 4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도 하향 압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시장엔 불안감이 맴돈다. 수급의 시장 논리보다 외곽 요인들이 개입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게 4월 미국의 환율보고서 영향설이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부담 때문에 외환 당국이 시장 개입을 자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4월과 10월 매년 두 차례 발표하는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 전마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게다가 반복이 일상화되고 있다. 지난해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둔 3월 환율 변동폭은 평균 5.4원으로 2월(4.5원)보다 확대됐다. 9월에도 4.2원으로 전월(3.8원)보다 커졌다.

문제는 앞으로도 환율 하락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달러 약세 정책을 지속하고 중국과 일본 EU도 어느 정도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다. 영향은 벌써 작지 않다. 올 들어 원화 환율은 최고치인 달러당 1091원(2월 8일)에서 40원 가량 떨어졌다. 지난해 8월만해도 달러당 1157원을 넘나들던 상황과 비교하면 급락이라 할 정도다.

그런데도 향후 방향이 하향이라면 경제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환율은 수출에 가장 민감하게 작용하는 변수다. 원화가치가 1% 오르면 반도체는 영업이익이 2% 감소한다. 자동차의 영업이익 감소율은 무려 4%에 달한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과 금리인상은 수출기업에 추가적인 비용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 경제가 청년실업과 자영업 불황 등으로 내수 실종상태임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에 수출까지 위축되면 경기 급락의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까지 각오해야 한다.

국제무역에서 환율은 FTA보다 더 중요한 요소다. 당국이 환율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투명성 제고와 개입억제는 다른 문제다. 무질서한 환율변동까지 용납한다는 의미가 아님은 물론이다. 오히려 환율 급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낮추기위한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금융당국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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