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현주> 채널고정, 전국 농산물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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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강현주> 채널고정, 전국 농산물 자랑~
강현주 농협 전남지역본부 홍보실장
  • 입력 : 2020. 12.10(목) 12:36
  • 편집에디터
강현주 농협 전남지역본부 홍보실장
"빰빰바빰바빠바 빠라빠라빠라빰바빠밤~~띵동댕동 전국노래자랑"

일요일 낮을 40년간 지켜 온 우리나라 최장수 프로그램을 누구나 한 번쯤은 시청해봤을 것이다. 송해 선생은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아직까지 구수한 진행을 하고 있다. 전국노래자랑은 각 지역에서 예심을 통과한 아마추어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즐거운 노래와 재치, 향토색 짙은 각 고장의 자랑거리로 시청자에게 꾸밈없는 웃음을 그리고 추억과 감동을 선사해왔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독특한 특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진행자가 묻든 본인이 이야기하든 반드시 어디에서 온 누구라는 것을 밝힌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막에라도 꼭 무슨 일을 하는지 까지 알려준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방송사가 임의로 출연진을 섭외했다는 불신을 거둘 수 있고 내 주변에서 늘 보는 이웃이라는 친밀감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어쩌면 이 프로그램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장수 비결 일지도 모른다.

지난 폭우로 전남의 어느 마을에서 키우던 소가 경상도 앞바다 무인도까지 떠내려간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소는 주인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송아지는 출생하면 위탁기관에 5일 이내 서면으로 신고하고 육우는 7일 이내 귀표 부착 후 이력관리 시스템에 정보를 입력하게 되기 때문에 사육 농가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사육 농장부터 도축-포장-판매까지의 정보를 기록 관리함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하고 수급을 예측하며 가축과 축산물의 이동 경로를 관리해 문제 발생 시 신속히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제도가 축산물이력제이다.

그러면 이러한 제도는 농산물에도 있을까? 물론이다.

농산물의 안정성 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농산물을 추적해 원인을 규명하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농산물의 생산단계부터 판매단계까지 각 단계별로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것을 농산물이력추적관리제도라고 한다. 이 제도는 일부 유통회사들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시행해오다 지난 2005년 8월 농산물품질관리법 개정으로 모든 농산물에 적용돼 2006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제도의 시행으로 이력추적농산물을 취급·판매하고자 할 경우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지원 및 사무소에 이력추적등록을 해야 하며 등록 후 생산자는 농약, 비료 사용 등 생산정보와 농산물의 출하정보를 유통업체는 농산물 입·출고 정보를 판매업자(대형할인점, 소매상 등)는 농수산물의 입고일자, 품목, 물량, 납품자 등을 기록 관리해야 한다.

농산물우수관리(GAP)제도도 있다. 이는 우수 농산물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안정성 인증을 위해 2006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생산에서 판매까지 농산물의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소비자에게 안전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산물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관리사항을 소비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필자가 전에 등산하고 내려오는 길에 어느 식당을 자신 있게 들어간 적이 있었다. 이유인즉 간판에 여 사장님으로 보이시는 분이 산나물을 캐고 있는 사진이 크게 찍혀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는 산채 나물을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잠시 반찬을 나르시는 분께 '이것이 전부 사장님이 산에서 캐 오신 거 맞죠?' 라고 물으니 외국인 근로자분으로 보이시는 분께서는"아니요 다 중국산이예요~!"라고 딱 부러지게 말씀하시는 통에 실소를 금치 못한 적이 있다.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우리 농축산물은 축산물이력제, 농산물이력추적관리제 등을 통해 속된 말로 "이런 족보도 없는"이라는 말은 안 듣고 믿고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자고로 두려움이란 잘 알지 못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던가? 어디서 누가 어떻게 만들고 키운 것인지를 알 수 있는 우리 농산물은 마치 전국노래자랑에서 자신이 어디에서 온 누구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늘 밝히는 우리 이웃같이 친근감 있고 믿음이 간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전국노래자랑에서 개성 있는 이웃들의 모습은 당분간 못보게 됐다. 하지만 우리는 좋은 환경 속에서 농축산업자의 정성과 노력, 사랑으로 자라 온 수많은 농축산물이 스스로를 자신 있게 자랑하고 있는 것을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는 그 순간까지 면역력을 높여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이제는 전국노래자랑과 같이 전국농산물자랑에 '채널 고정'해 보면 어떨까?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