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히어’, SNS 친구 찾아 무작정 한국행…‘오춘기’ 여행의 끝은?
[배두나· 알랭 샤바 주연 ‘#아이엠히어’ 14일 개봉]
영화 <#아이엠히어> 포스터. 뉴 제공
프랑스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 스테판(알랭 샤바)은 ‘오춘기’를 겪고 있다. 장성한 두 아들과 전처 사이에서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끼던 그는 에스엔에스(SNS)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변화를 맞는다. 한국의 ‘수’(배두나)와 온라인 메시지로 대화를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 관계에 급속도로 빠져든 스테판은 급기야 “서울에 벚꽃이 피었어요. 같이 벚꽃 보면 정말 좋을 텐데…”라는 수의 메시지를 보고 충동적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14일 개봉하는 <#아이엠히어>는 프랑스 영화다. 1895년 설립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영화 제작사로 <언터처블: 1%의 우정> <레옹> <라붐> 등을 제작한 고몽의 신작이다.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무드 인디고> <박물관이 살아있다 2> 등에 출연한 프랑스 대표 배우 알랭 샤바가 주연을 맡았다. 특히 워쇼스키 자매(<클라우드 아틀라스>), 고레에다 히로카즈(<공기인형>) 감독과 작업하며 월드스타로 발돋움한 배두나가 출연한다는 점에서 한국 관객의 관심을 모은다. 영화 전체 분량의 70%가 한국 배경이라는 점도 호기심을 부른다.
영화 <#아이엠히어> 스틸컷. 뉴 제공
영화가 시작한 지 30분가량이 지나면 한국 장면이 시작된다. 스테판이 탄 한국 국적기에서부터 우리말 대사가 들려온다. 스테판에게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는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은 수는 당황한 기색을 내비치면서도 “공항에 마중 나가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스테판 앞에 수는 나타나지 않는다. 전화 연락도 두절되자 스테판은 유일한 통로인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아이엠히어’(나 여기 있어요)라는 해시태그와 수의 아이디 태그를 올린다.
이때부터 스테판의 ‘공항살이’가 시작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터미널>의 빅토르 나보르스키(톰 행크스)는 고국이 쿠데타로 ‘유령국가’가 되면서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공항에 갇히지만, 스테판은 수를 기다리며 자발적으로 공항에 머문다. 그는 우리도 잘 몰랐던 인천공항의 속살을 탐구한다. 분위기 근사한 바에서 소주를 마시고, 정자에 앉아 풍류를 즐긴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단장하고, 찜질방에서 꿀잠을 잔다. 무대 위 크로스오버 연주와 케이팝 공연을 즐기고,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 단골 식당 주방에까지 들어가 요리 솜씨를 발휘한다. 이런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올리면서 ‘프렌치 러버’라는 애칭의 유명 인사가 되고, 수십명에 불과했던 팔로어는 10만명을 넘어선다.
영화 <#아이엠히어> 스틸컷. 뉴 제공
열흘이 넘도록 수가 나타나지 않자 스테판은 공항버스를 타고 서울로 간다. 이때부턴 외국인의 한국 탐방기를 다룬 예능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MBC에브리원) 분위기로 바뀐다. 숭례문, 광화문, 청계천, 남산, 광장시장 등 익숙한 명소들이 화사하고 다채롭게 펼쳐진다. 에리크 라르티고 감독은 “한국은 풍부한 문화와 예술을 가진 역동적인 나라”라고 영화 배경으로 삼은 이유를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수는 스테판에게 “눈치가 없다”고 타박한다. “굳이 찾아와서 좋은 관계를 망쳤다”는 것이다. 둘의 만남과 대화는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에스엔에스 속 인간관계의 속성을 곱씹게 한다. 배두나의 본격 등장은 10여분에 그치지만, 영화를 이끄는 동력으로서의 존재감을 충분히 발휘한다. 알랭 샤바는 “배두나는 영감으로 가득 찬 놀라운 배우다. 그와 함께한 모든 장면이 정말 강렬했다”고 극찬했다.
영화 <#아이엠히어> 스틸컷. 뉴 제공
스테판은 결국 자신을 찾으러 한국까지 온 두 아들과 만나 남은 여행을 마친다. 그러면서 ‘#아이엠히어’라는 메시지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누가 진정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는다. 다소 뻔해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는, 좌충우돌 여행의 종착지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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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 스테판(알랭 샤바)은 ‘오춘기’를 겪고 있다. 장성한 두 아들과 전처 사이에서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끼던 그는 에스엔에스(SNS)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변화를 맞는다. 한국의 ‘수’(배두나)와 온라인 메시지로 대화를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 관계에 급속도로 빠져든 스테판은 급기야 “서울에 벚꽃이 피었어요. 같이 벚꽃 보면 정말 좋을 텐데…”라는 수의 메시지를 보고 충동적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14일 개봉하는 <#아이엠히어>는 프랑스 영화다. 1895년 설립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영화 제작사로 <언터처블: 1%의 우정> <레옹> <라붐> 등을 제작한 고몽의 신작이다.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무드 인디고> <박물관이 살아있다 2> 등에 출연한 프랑스 대표 배우 알랭 샤바가 주연을 맡았다. 특히 워쇼스키 자매(<클라우드 아틀라스>), 고레에다 히로카즈(<공기인형>) 감독과 작업하며 월드스타로 발돋움한 배두나가 출연한다는 점에서 한국 관객의 관심을 모은다. 영화 전체 분량의 70%가 한국 배경이라는 점도 호기심을 부른다.
영화 <#아이엠히어> 스틸컷. 뉴 제공
영화가 시작한 지 30분가량이 지나면 한국 장면이 시작된다. 스테판이 탄 한국 국적기에서부터 우리말 대사가 들려온다. 스테판에게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는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은 수는 당황한 기색을 내비치면서도 “공항에 마중 나가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스테판 앞에 수는 나타나지 않는다. 전화 연락도 두절되자 스테판은 유일한 통로인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아이엠히어’(나 여기 있어요)라는 해시태그와 수의 아이디 태그를 올린다.
이때부터 스테판의 ‘공항살이’가 시작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터미널>의 빅토르 나보르스키(톰 행크스)는 고국이 쿠데타로 ‘유령국가’가 되면서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공항에 갇히지만, 스테판은 수를 기다리며 자발적으로 공항에 머문다. 그는 우리도 잘 몰랐던 인천공항의 속살을 탐구한다. 분위기 근사한 바에서 소주를 마시고, 정자에 앉아 풍류를 즐긴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단장하고, 찜질방에서 꿀잠을 잔다. 무대 위 크로스오버 연주와 케이팝 공연을 즐기고,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 단골 식당 주방에까지 들어가 요리 솜씨를 발휘한다. 이런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올리면서 ‘프렌치 러버’라는 애칭의 유명 인사가 되고, 수십명에 불과했던 팔로어는 10만명을 넘어선다.
영화 <#아이엠히어> 스틸컷. 뉴 제공
열흘이 넘도록 수가 나타나지 않자 스테판은 공항버스를 타고 서울로 간다. 이때부턴 외국인의 한국 탐방기를 다룬 예능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MBC에브리원) 분위기로 바뀐다. 숭례문, 광화문, 청계천, 남산, 광장시장 등 익숙한 명소들이 화사하고 다채롭게 펼쳐진다. 에리크 라르티고 감독은 “한국은 풍부한 문화와 예술을 가진 역동적인 나라”라고 영화 배경으로 삼은 이유를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수는 스테판에게 “눈치가 없다”고 타박한다. “굳이 찾아와서 좋은 관계를 망쳤다”는 것이다. 둘의 만남과 대화는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에스엔에스 속 인간관계의 속성을 곱씹게 한다. 배두나의 본격 등장은 10여분에 그치지만, 영화를 이끄는 동력으로서의 존재감을 충분히 발휘한다. 알랭 샤바는 “배두나는 영감으로 가득 찬 놀라운 배우다. 그와 함께한 모든 장면이 정말 강렬했다”고 극찬했다.
영화 <#아이엠히어> 스틸컷. 뉴 제공
스테판은 결국 자신을 찾으러 한국까지 온 두 아들과 만나 남은 여행을 마친다. 그러면서 ‘#아이엠히어’라는 메시지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누가 진정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는다. 다소 뻔해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는, 좌충우돌 여행의 종착지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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