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저효과' GDP 3% 달성 '갑론을박'…“실물·고용 회복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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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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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한은 등 올해 경제성장률 3%대 예상
민간 “코로나19 종식 예단 못해…3% 어렵다”
'허리띠 졸라멘' 기업…취업자 수·소비 하락
코로나19로 텅 빈 명동거리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해 경제성장률 3%대 달성을 두고 정부와 민간 사이의 격론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2%, 3.0% 수준으로 전망했다. 반면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대 후반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의 변이바이러스 출몰과 더불어 실물경제 위축, 고용 시장의 더딘 회복세 등 3% 대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한 선결 과제가 남아 있어서다.

11일 정부와 민간 금융기간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대 후반~3% 초반 수준으로 전망했다.

주요 기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정훈 기자)
경제성장률 3% 두고 정부·민간 엇갈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5년 전부터 둔화하는 추세다. 지난 2017년 3.1%, 2018년 2.6%, 2019년 1.9%로 매년 하락세를 그려오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1.1%(잠정집계)를 기록하며 22년 만에 역성장했다. 정부는 신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3.2%로 발표하고 한국 경제가 반등하리라 예상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라 서서히 회복하면서 국내 수출 호조와 정부의 재정확대·설비투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제가 깔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021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우리 경제가 대내외 여건과 실물 흐름, 정책효과 등을 고려해 경제성장률이 3.2%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지난 7일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정부는 2021년 경제정책방향을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으로 잡았다”며 “무역 1조 달러를 회복하고 무역 강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공언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각각 3.0%, 3.1%로 3%대 전망을 했지만 전문가와 민간 기관은 올해 우리 경제 반등이 쉽지만은 않으리라 예측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10일 국내 대학교수 등 경제전문가 214명(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한 ‘2021년 경제전망 및 주요 경제 이슈에 대한 전문가 의견 조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평균 2.4%로 전망했다.

이는 각각 2.9%, 2.8%를 예상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금융연구원(2.9%), 한국경제연구원(2.7%), LG경제연구원(2.5%)의 전망치와 비교해 가장 낮은 수치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에 따른 경제성장률 목표를 이야기한 것이고 상반기 감염병 종식에 따른 큰 반등을 예상하고 있지만 정부 예상보다 코로나19가 오래갈 가능성이 크다”며 “민간에서는 코로나의 종식 시기가 더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경제성장 예상치를 더욱 낮게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유통속도.(자료=한국은행)
◇기업 긴축경영, 멈춰선 민간소비에 ‘돈맥경화’ 현상↑


정부의 확장재정정책 기조 유지와 유동성 공급 지속에도 민간을 중심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3%대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코로나19 불확실성과 실물 경제의 더딘 회복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백신도입 지연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하루 평균 확진자가 1200명 수준으로 늘고 백신 도입과 일반접종이 올 1·2분기에 이뤄진다면 성장률은 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시중에 풀린 돈이 민간소비와 기업의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를 나타내는 ‘통화유통속도’(명목 국내총생산(GDP)를 통화량(M2)으로 나눈 값)는 지난해 2분기 0.62로 하락, 2000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0.73에서 2018년 0.71, 2019년 0.66, 2020년 6월 기준 0.62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기업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돈을 쌓아두고 긴축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0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비금융법인기업(기업)의 금융기관 예치금은 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5조3000억원이나 늘었다. 이러한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총이 전국 30인 이상 기업 212개사(응답 기업 기준)를 대상으로 ‘2021년 기업 경영전망’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경영계획 기조에 대해 ‘긴축경영’(49.2%), ‘현상유지’(42.3%)라고 답했다. ‘확대경영’이라는 응답은 8.5%에 불과했다.

민간소비 역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와 밀접하게 연동하는 신규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감소폭 커진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7만3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장기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이어지고 취약계층의 소득 보전이 어려워지면서 올해도 소비와 고용의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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