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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겸 유튜버 이세영. 사진|신혜연기자 heili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유튜브 통해서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개그우먼 이세영이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요즘 유튜브 세계에서 가장 핫한 커플 채널인 ‘영평티비’를 운영 중인 그는 “이제서야 제가 하고 싶었던 콘텐츠를, 제 원래 모습대로 하고 있어요”라며 만족해했다.

이세영은 2008년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서 유해진 닮은 꼴로 대상을 받은 뒤 개그우먼의 꿈을 키웠고, 2011년 MBN 개그맨 1기로 데뷔했다. 이후 tvN ‘코미디 빅리그’로 터를 옮겨 ‘SNL코리아’, 온스타일 ‘더 바디쇼4’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tvN ‘응답하라 1988’, KBS2 ‘마음의 소리’ MBC ‘밥상 차리는 남자’ 등의 드라마에도 출연하며 다재다능한 끼를 선보였다.

[포토] 예원-정이랑-이세영 \'뇌세적인 눈빛\'
지난해 9월 서울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XtvN ‘최신유행 프로그램2’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E때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개그우먼 이세영(오른쪽).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특히 ‘SNL코리아’에서 류승범, 장문복 등 인물 모사로 인기몰이를 하며 ‘센캐’(센 캐릭터) 개그우먼의 대표주자로 불렸다. 각종 방송과 매체 인터뷰, CF에 줄기차게 출연하며 정신없이 달려온 이세영은 과감하게 멈춰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일본어 전공자였던 그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어학원에서 지금의 재일교포 남자 친구(한국 이름 박일평)를 만났다. 개그감을 잃지 않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해볼까 고민할 때 가장 적극적으로 응원해 준 사람이 남자 친구였다.

일본에서 유튜브 편집자로 일했던 남자 친구가 편집을 하고 출연도 하고 있다. 이세영의 ‘영’, 박일평의 ‘평’ 한 글자씩 따와 만든 ‘영평티비’는 먹방, 일상 브이로그, 리액션, 뷰티 영상 등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그중 가장 사랑받는 콘텐츠는 ‘커플 몰래 카메라’로 재밌는 상황에서 리얼하게 나오는 리액션을 담는다. 두 사람의 꽁냥꽁냥한 모습이 입소문을 타면서 1년여 만에 구독자 19만명을 끌어모았다.

이세영은 요즘 머릿속에 온통 유튜브 생각뿐이라며 귀여운 푸념으로 말문을 열었지만 그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온화하고 행복해 보였다. 그는 “휴식기를 가지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보자는 생각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렇게 좋은 남자 친구도 만나고 유튜브도 시작하며 평범하지만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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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세영 유튜브

얼굴이 알려진 유명인으로서 일반인 남자 친구와 함께 유튜브를 하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인생은 한 번 뿐이고 누구나 공평하게 언젠가는 눈을 감게 되는데 헤어졌을 때를 걱정하면서 고민하고 싶지 않았어요. 정말 잘할 자신이 있었거든요. ‘최선을 다해서 유튜버 일을 해보자’ ‘서로 믿음을 갖고 예쁘게 우리의 모습을 담자’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악플도 많았는데요 이젠 선플이 대부분이에요. 저희의 연애를 응원해주고 영상을 좋아해 주는 팬들 덕에 힘 얻어서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당차게 대답했다.

러브스토리도 살짝 털어놨다. 이세영은 “친구로 오래 알던 사이였는데 어느 날 불쑥 남자 친구가 고백을 하더라고요. 처음엔 서로의 언어를 잘 알지 못해서 번역기를 놓고 대화했는데 이제는 자막 없이 한국, 일본 영상을 함께 봐요. 취미도 너무 잘 맞아서 싸울 일이 적어요. 게임, 만화 등 취미 활동을 같이 하니까 자신한테 소홀하다고 싸울 일이 없더라고요. (웃음) 무엇보다 진짜 저의 모습을 끌어내주고 사랑해줘서 너무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그동안 TV에서 센 캐릭터로 소비되면서 어느 순간 자신이 정말 캐릭터와 일치된 거처럼 느껴졌고 고민에 빠졌다고. “‘스위치 온’이 되는 거처럼 방송 때는 ‘나는 개그우먼이니까 더 웃겨야 돼’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사람들을 웃겼던 거 같아요. 분장도 세게 하다 보니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구나 생각을 했는데 남자 친구를 만나고 점차 바뀌었어요. 이 친구가 저의 다른 모습을 알아봐준 거죠. 저는 원래 꾸미는 것도 좋아하고 화장하는 것도 좋아하며 여성스러운 모습도 있었는데 잊고 있었어요. 구독자분들도 ‘영상 보면서 언니의 이런 매력도 알게 됐어요’, ‘언니가 이런 모습이 있는지 몰랐어요’라며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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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겸 유튜버 이세영. 사진| 신혜연기자 heilie@sportsseoul.com

거의 매일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시간을 쓰고 있다는 그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리얼함’을 추구하기 위해 올리지 못한 영상만 수십 개라고. 이세영은 “깜짝 카메라 콘셉트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진짜 속여야 하는데 중간에 들켜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요. 가짜인 거 다 티나는데 올리고 싶지는 않아서 정말 재밌고 진짜로 속은 것만 올려요. 제가 강아지를 키우게 됐는데요. 강아지와의 추억도 남길 겸 강아지 영상도 올려볼 생각이에요. 어떤 콘텐츠를 해야 좋을까 항상 고민이 많이 되는 거 같아요. 편집도 재밌게 해보고 다른 유튜버와 컬래버레이션도 해보며 여러 시도를 하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유튜브의 좋은 점으로 제약이 없다는 걸 꼽은 그는 “누가 커트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방송에서는 똑같은 이미지로만 소비되곤 했는데 메이크업을 하는 영상을 열심히 해보니까 뷰티 광고가 들어오고 방송할 때는 못했던 TV 광고도 들어오니까 신기하더라고요. 학창시절엔 만화가가 꿈이었는데 잠시 잊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유튜브를 하면서 제가 일러스트를 그려넣기도 하고 앞으로는 ‘인스타툰’도 해볼 생각이에요. 하고 싶은 걸 직업으로 삼는 게 쉽지 않은데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 이만하면 행복하죠. 계속해서 제한을 두지 않고 꿈과 재능을 발전시켜보고 싶어요”라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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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세영 인스타그램

또한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팬들과 피부에 와닿는 소통을 할 수 있게 됐고 팬들의 애정을 느끼고 있다. SNS로도 활발히 소통 중인 이세영은 “댓글 하나하나 챙겨 보고 있는데 너무 힘이 돼요. 안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10년 만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건데 저도 두려웠거든요. 웃음을 주는 일을 하면서 즐겁기도 했지만 저를 사랑하는 법을 잊고 살았어요. 유튜브를 하고 자존감이 높아진 거 같아요. 팬이 ‘언니처럼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는 말을 하는데 자신을 자신의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사랑하고 응원해주라고 조언해줬어요. 나를 사랑하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팬들의 댓글에 위로를 받기도 하는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작은 팬미팅 자리도 만들어 볼 계획이에요. 한국, 일본 양국에서 팬들과 만나고 싶어요”라고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연말까지 tvN ‘최신 유행 프로그램2’에 출연했고 제작발표회, 게임프로 MC로도 활약하고 있는 그는 올해는 웹드라마를 통해 TV에 얼굴을 내비칠 예정이다. 이세영은 “방송도 계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고 싶어요. 가끔은 공개 코미디가 그리울 때가 있는데 제 아이디어로 개그 코너를 짜고 싶거든요. 더 준비된 다음에 멋진 개그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코미디빅리그’를 할 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던 안영미, 강유미, 장도연, 박나래, 양세형, 이진호 선배들이 지금 너무 잘 되셔서 제 일처럼 기뻐요. 그때도 워낙 스타였지만 더 많이 활약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항상 닮고 싶은 선배들처럼 저도 더 열심히 달려야겠다고 다짐해요!”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heili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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