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다음은 사회"... 애플, 인종차별 해결 위한 ESG 경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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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1-01-1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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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 쿡, 기후변화 이어 인종차별 해결 강조... 기업 사회적 책임 묻는 조 바이든 행정부 대응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애플 제공]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선두주자인 애플이 환경 문제를 넘어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선다. 이를 위해 애플은 제도적인 인종차별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1억 달러(약 1097억원) 규모의 '인종간 평등·정의 이니셔티브 프로젝트(Racial Equity and Justice Initiative·REJI)'를 발표했다.

14일 애플은 1억 달러를 투자해 인종 차별 장벽을 무너뜨리고, 비백인 커뮤니티가 직면한 불평등을 타파할 수 있는 새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프로젝트는 △흑인 대학(Historically Black Colleges and Universities·HBCU)을 포함한 글로벌 혁신 및 학습 허브인 '프로펠 센터' △디트로이트 지역 학생의 코딩과 테크 교육을 지원하는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Apple Developer Academy)' △비백인 기업인을 위한 '벤처 캐피탈' 펀딩 등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애플은 미국 전 지역에서 비백인 사회의 기회를 확대하고, 새 유색 인종 지도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더 정의롭고 더 평등한 세계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러한 세계를 만들기 위한 애플 노력의 일환이다. 학생과 교사, 개발자와 기업인, 커뮤니티 창시자부터 평등 지지자까지 여러 파트너와 함께 REJI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과 함께 오랜 기간 차별적 대우를 받아온 비백인 커뮤니티에 힘을 주고자 한다. 그들이 꿈을 펼칠 수 있게 지원하고, 애플이 강조해온 평등과 포용 가치에 부합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프로펠 센터 전경. [사진=애플 제공]


애플의 이번 프로젝트는 기업의 ESG 책임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행보와 맞닿아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기업의 ESG 책임을 강조하며 ESG를 준수하지 않는 기업에는 패널티를, 준수하는 기업에는 혜택을 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애플은 지난해 6월에도 인종차별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공개한 바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교육·경제·사법 체계에서 인종 평등을 이루려는 애플의 노력의 일환이다. 프로젝트는 리사 잭슨 애플 ESG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잭슨 부사장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환경보호청(EPA) 청장을 역임한 인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애플과 관계사의 탄소중립 정책을 직접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3년 잭슨 부사장을 영입하며 7년에 걸쳐 저탄소 정책을 설계했다. 2030년까지 생산·공급망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애플의 ESG 정책에는 SK하이닉스, 삼성코닝정밀소재, 대상에스티가 참여한다.

잭슨 부사장은 "모든 사람은 피부색이나 사는 곳에 관계 없이 평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지나치게 오랜 기간 비백인 커뮤니티는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하는 데 있어 불평등과 제도적인 장벽에 직면했다. 애플은 이들에게 힘과 영감을 주고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애플은 흑인 커뮤니티를 위한 학습 허브인 프로펠 센터를 만들기 위해 서던 컴퍼니 등 여러 업계 관계자와 협력하고 있다. 2500만 달러에 달하는 애플의 지원을 통해 프로펠 센터는 탄탄한 가상 플랫폼, 애틀랜타 유니버시티 센터 내 실제 캠퍼스, 우수한 학생과 교수진 등을 갖추게 된다.

프로펠 센터는 차기 흑인 지도자를 키우기 위한 교육 커리큘럼, 기술 지원, 취업 기회와 펠로십(인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인공지능(AI)을 시작으로 머신러닝(기계학습), 농업, 사회적 평등, 엔터테인먼트 아트, 앱 개발, 증강현실, 디자인 및 크리에이티브 아트, 취업 준비, 창업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제공한다. 애플의 전문가가 직접 인턴십 기회와 커리큘럼 개발을 위한 멘토링을 제공한다.

프로펠 센터는 혁신과 교육 평등을 위한 단체인 에드 팜이 구상하고 설계했다. 앤서니 오니 에드 팜 이사회 의장은 "프로펠 센터는 흑인의 리더십을 함양하고 테크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게 도움으로써 미국 전역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HBCU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핸 두 개의 보조금도 추가로 조성한다. 애플의 혁신 보조금은 HBCU 공대가 미래 반도체와 하드웨어 관련 커리큘럼을 조성하는 데 사용된다. 또한 애플은 서굿 마샬 컬리지 펀드와 함께 소외 지역 출신 애플 장학생(Apple Scholar) 100명을 선발해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커리어 개발을 위한 멘토링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애플은 올해 말 미국에서 제일 낙후된 도시인 디트로이트에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를 개소한다. 디트로이트에는 여러 흑인 기업과 개발자 커뮤니티가 있다. 미국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흑인이 운영하는 사업체만 5만여개에 달한다.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는 젊은 흑인 기업인과 개발자가 iOS 앱 생태계에서 새 사업 기회를 찾는 데 필요한 기술 교육을 제공한다. 미시건 주립대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는 디트로이트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에게 학력과 코딩 경험에 관계 없이 교육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는 두 개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30일 과정의 입문 프로그램은 iOS 앱 경제를 이해하고 개발자가 되려는 이들을 위해 준비됐다. 1년 과정의 고강도 교육 프로그램은 개발자를 꿈꾸는 이들이 iOS 앱 경제에 참여하고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교육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애플은 매년 코딩,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전문 기술을 갖춘 학생 1000여명을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애플은 다음달 '흑인 창업가·개발자를 위한 기업인 캠프(Entrepreneur Camp for Black Founders and Developers)'를 온라인으로 운영한다. 참여자에겐 애플 전문가와 엔지니어가 제공하는 일대일 코딩 강의와 애플 최고 경영진의 멘토링이 제공된다.
 

테네시주립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헤일리 브라이언트-로이는 애플과 테네시주립대의 Everyone Can Code 및 Everyone Can Create 커리큘럼을 통해 새로운 학습 기회를 추구할 수 있었다. 헤일리는 프로펠 센터를 통해 추가적인 프로그래밍, 멘토십 및 인턴십 기회를 갖게 될 예정이다. [사진=애플 제공]


애플은 비백인 기업인이 직면한 자금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비백인을 위한 벤처 캐피탈 운영을 시작한다. 먼저 애플은 뉴욕에 위치한 할렘 캐피탈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해 1000개의 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선다. 또한 비백인 중소기업에 자본을 제공하는 시버트 윌리엄스 생크의 '클리어비전 임팩트 펀드'에도 2500만 달러를 지원한다.

이밖에 애플은 차별 문제를 해결하려는 비영리 단체에 대한 지원도 지속해서 강화한다. 애플은 버밍햄 민권 연구소에 거액을 기부한 데 이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가르침을 공유하고 인종차별 해결을 위한 그의 노력을 이어가려는 더 킹 센터 재단에도 기부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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