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발단' 김상교 "깡패 같은 사람들, 어머니께 찾아와…"

'버닝썬 사태' 최초 고발자 김상교(29)씨./사진=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캡처

'버닝썬 사태'의 발단이 된 김상교씨(29)가 사건 발생 이후 5개월간의 상황들을 전했다. 김씨는 클럽과 경찰과의 유착관계 의혹을 처음 제기한 피해자다. 그래서 이 사태가 '김상교 나비효과', '김쏘공(김상교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김상교씨는 10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초 신고 이후 5개월간의 시간에 "굉장히 타이트했다. 문제가 많은 반면 제가 증거를 수집하고 밝히는 시간은 촉박했다. 증인, 제보자, 피해자들을 만나야 하고 언론에도 알려야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타이트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씨는 폭로 이후 협박이나 회유는 없었냐는 질문에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지난해 12월에 깡패 같은 사람들이 어머니께 찾아와 '당신 아들이 잘못했으니 합의하라'고 했다"며 "사실 겁이 났고 주변에서도 위험하다며 그만하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상교씨는 폭행 사건으로 수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12번 받았다. 단순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신고한 당사자가 그 많은 조사를 받아온 것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리의 카톡방 속 '경찰총장', 즉 윤 총경으로 밝혀진 인물에 "당시 그 분들의 직급은 잘 몰랐지만, 보도됐을 때 속이 시원했다. 연예인도 일반인인데, 일반인이 공권력과 맞닿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서)"라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24일 지인의 생일 파티 참석 차 처음으로 클럽 '버닝썬'에 갔다. 그는 성추행 당하는 여성을 구하려다 클럽 직원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피해자였던 자신을 가해자 취급하며 폭행하고 모욕발언을 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줄곧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클럽과 경찰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이에 그에게 '클럽 내 마약 유통'과 '약물 성폭행' 관련 제보들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김상교씨는 "제보들 중 가장 기억나는 건 약물에 의한 성폭행이다. 술을 잘 먹는 사람이 클럽에서 외국인이 준 술 몇 잔에 기억을 잃었고, 깨어났을 때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적나라하게 들었다"며 "클럽 VIP룸이 아닌 누구나 갈 수 있는 일반 술집에서도 약물이 공공연하게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일반 대중들의 목까지 칼이 들어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 유통에 "구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연예인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이 나서지 못하는 거지, 물뽕이 시간이 몇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 피해자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잡을 수도 없는 것"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또 "클럽에서 언제부터 물뽕이 돌았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그런데 제보 받고 만나봤던 유흥업소 종사자들은 '오래됐다. 물뽕은 2000년대 중반부터 나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인데 왜 이제 와서 들추냐'고 하더라. 그들만의 세계라는 것이 너무 충격이었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영상 관련 일을 해온 평범한 29살 청년이다. 그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 신상을 공개하는 것과 관련해 "후회 안 한다. 아쉬운 건 사생활이 알려진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피해자나 제보자들이 숨어야 하는 것을 불편하게 느껴 나만큼은 당당하고 싶었다. 좋은 선례가 되면 좋겠다"며 깊은 속내를 전했다.

그는 끝으로 "경찰 유착관계와 일반인들한테까지 맞닿은 약물에 의한 성폭행만큼은 확실히 잡아 달라. 이제라도 올바른 공공기관, 수사기관의 형태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