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증권

오리엔트바이오 "영장류 사업 확대 & 발모제 신약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김경택 기자
입력 : 
2018-10-01 08:25:48

글자크기 설정

박완제 오리엔트바이오 연구소장 겸 제니아 부사장 인터뷰


사진설명
국내 실험동물 시장 1위 업체 오리엔트바이오가 향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영장류 사업 확대 및 발모제 신약 개발에 드라이브를 건다. 캄보디아에서 생산·판매 중인 영장류를 글로벌 표준으로 삼고, 개발 중인 발모제는 조만간 국내 임상2상을 진행해 1조원에 달하는 국내 발모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경기도 성남 오리엔트바이오 본사에서 만난 박완제 연구소장(제니아 부사장)은 본 기자에게 이같은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박 소장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영장류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면서 "현재 베트남 계열사인 오리엔트캄에서 생산 중인 원숭이를 하나의 브랜드(가칭 오리엔트 몽키)로 키워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오리엔트바이오는 실험동물 생산 및 수출입, 생명과학 관련 연구개발을 주로 하는 코스피 상장 기업이다. 지난 1959년 설립된 시계 제조업체 오리엔트가 전신으로, 2003년 바이오제노믹스와 합병한 뒤 2005년 시계 사업 부문을 떼어내고 회사 이름을 오리엔트바이오로 바꿨다.

주력 사업은 실험동물의 생산·판매다. 실험동물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전 약효, 독성, 부작용 등을 파악하기 위한 비임상시험(동물실험)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현재 국내 3곳과 캄보디아에 사육센터를 두고 있다.

생산능력(CAPA)는 연간 마우스 500만 마리, 랫(Rat) 150만 마리, 누드마우스 25만 마리, 비글 4000마리, 원숭이 5000마리 수준으로 오리엔트바이오는 설치류부터 영장류까지 모두 생산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업체다. 국내 시장점유율(M/S)은 70% 정도다.

박 소장은 "실험동물의 경우 실험 결과를 인정받으려면 국제유전자표준(IGS) 실험동물을 써야한다"면서 "즉 실험동물의 퓨어 브리딩(순종), 동일한 프로토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오리엔트바이오가 영장류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설치류는 미국 찰스리버, 비글은 미국 코반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설치류나 비글 등에서는 여타 업체들이 좀처럼 M/S를 확대하기 어렵지만, 영장류에 경우 아직 주도권을 잡고 있는 업체가 없다. 실제 실험동물로 쓰여지는 영장류의 경우 대부분 동남아시아에서 불법으로 길러져 중국 등에 밀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오리엔트바이오는 지난 2011년 영장류 5000마리의 모체시설이 있는 캄보디아영장류센터를 인수했다. 캄보디아영장류센터(오리엔트캄)에 있는 원숭이들은 다른 어떤 지역의 품종보다도 순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상당히 까다롭다고 평가받는 일본의 검역도 통과, 현재 미국, 일본 등지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박 소장은 "당초 영장류 수요가 많지 않아 수출 등에 차질을 빚었는데 지난해 8월 미국 텍사스 소재의 생물소재기업 사이언스 리소스 센터(현 오리엔트바이오 리소스 센터, OBRC)를 인수하면서부터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있다"면서 "OBRC를 통해 전세계 고객사들에게 영장류를 공급하고 있으며 내부 판단으로는 올해 3분기부터 손익분기점에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영장류는 실험동물 중 가장 고가로 알려져 있지만 단순 가격 외에도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실험동물로 평가 받는다. 영장류는 생리적 해부학적으로 사람과 98% 가량 같아서다. 오리엔트바이오가 개발 중인 발모제 신약 'OND-1'도 영장류 동물실험에서 파생된 결과물로 지난 2011년 미국에서 식품의약국(FDA)의 비임상시험을 통과하고 임상시험(IND) 승인까지 얻었다. 아울러 해당 신약은 미 FDA에서 공인된 기존 제품들보다 발모 효능과 탈모 억제력, 안전성 측면에서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초 국내 임상1상을 마쳤다.

박 소장은 "과거 실험동물 사업을 통해 얻은 결과물을 통해 현재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발모제 신약의 경우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 이미 임상2상을 들어갈 수준까지 도달한 것"이라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국내 임상2상을 추진할 계획이며 기술이전(L/O)도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오리엔트바이오의 OND-1은 먹는 약이 아닌 탈모 부위에 직접 바르는 제형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약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했으며 효능은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20개가 넘는 세계 주요국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임상에 앞서 대머리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실험에서 경쟁 약제 대비 뛰어난 효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회사가 진행 중인 장기이식 사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현재 회사는 각막, 췌도, 심장, 신장 등에 대해 이종 장기이식 기술을 연구 중이다. 박 소장은 "현재 회사가 장기이식 연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영장류 모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돼지 각막을 영장류에 이식하는 것에 성공했으며 현재 1년 이상 정상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종이식의 경우 거부반응이 발생해 강력한 면역억제제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면서 "만일 면역억제제가 인체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각막 이식사업이 가장 빠르게 사업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췌도 이식 연구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심장의 경우 아직 임상 허가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순조롭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오리엔트바이오는 영장류 퓨어 브리딩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장기이식 사업에서도 타사보다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회사는 최근 툴젠과 젬스(GEMS, Genetically Engineered Models) 사업을 위한 크리스퍼캐스나인(CRISPR/Cas9) 유전자가위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젬스는 유전자 조작을 거친 실험동물을 단기간 내 원하는 수량으로 복제해 연구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