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안산 Y교회, 끔찍한 인간농장의 진실 조명 [종합]

입력
수정2021.01.17. 오전 11:23
기사원문
김은지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사진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년 넘게 신도들을 상대로 성착취, 성폭행, 노동 착취, 현금 착취, 강제 결혼 등 범행을 저지른 안산 Y교회 오목사 일가의 만행을 다뤘다.

지난해 12월 15일 20대 여성 세 명이 안산 Y교회 오 목사를 상대로 20년 넘게 성착취를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Y교회를 다니며 공동체 생활을 해왔는데, 그곳에서 지내는 동안 오 목사는 물론 그의 가족들로부터 지속적인 감금 및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오 목사는 음란죄 상담을 미끼로 '영맥'을 불러내 성착취 행위를 저질렀고 그때마다 동영상까지 촬영했다. 영맥은 오 목사의 시중을 들며 영적인 에너지를 돕는 신도로, 일반 교회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용어다.

이수진(가명)씨는 13살 때 처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수진씨는 "알몸으로 개처럼 기어다니면서 사랑고백을 하라고 하고, 여자끼리 유사 성행위를 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수진씨는 "항상 목사님은 '네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하게 해주세요, 하고 싶습니다'라는 대답을 요구한다"고 폭로했다. 오목사는 거부하면 할 때까지 집요하게 요구했고 이를 영상으로 찍었다. 모녀와 자매간 유사 성행위를 강요하기도 했다.

김은영(가명) 씨는 "목사님이 침대에서 못 내려온다. 모든게 침대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몸이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수진씨는 "자기가 이가 없으니까 교회 사람들도 이가 없게 만들고 앞니 4개 뽑는 사람도 여러명 있었다"고 폭로했다.

교회 측은 해명 영상을 통해 오 목사의 사진을 공개하며 그가 성폭력을 할 만큼의 건강상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오 목사가 사는 곳은 안산 고급 전원주택 단지에 있다. 집안 장식장에는 수백개의 고가 명품 시계, 보석들이 있었다. 아이들을 제외하면 헌금을 하는 신도들이 100명 남짓인 작은 교회 목사가 여러채의 전원주택, 수대의 외제차, 명품 보석으로 치장한 호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밖에서 돈을 벌어 교회의 재정을 책임지고 있다는 일명 '물맥'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제보자들은 물맥들이 공부방이나 과외, 학원을 했다고 했다. 과외가 돈벌이가 되니 사교육을 교회 사업수단으로 삼았고 과외, 공부방, 학원까지 확장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물맥들의 헌금 목표 액수를 공개했다. 제보자는 "내가 벌 때는 2천만원까지 벌었을거다. 거기에 천만원을 더 요구하니까 일수 쓰고 대출 받고 학부모에게 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정 금액을 안산 Y교회에 헌금하지 못했을 경우 이들은 체벌을 받았다. 오 목사 부인이 주관했다는 황금 회의에서 약속된 액수를 채우지 못한 물맥들을 망신주고 괴롭혔다. 서로 폭행을 하게 하고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끼게 했다.

이들은 당장 체벌을 피하기 위해 하루도 쉬지 못하고 극한의 노동에 내몰렸다. 한 피해자는 교회를 떠나기 전 5~8년간 하루 5시간 이상을 자지 못했다고 전했다. 오 목사 일가는 이들이 만들어 온 돈으로 고급 시계와 보석, 값비싼 자동차, 전원주택을 구매하는 데 썼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들은 "똥 싸지 말라는 것도 있었다", "개똥이나 사람 똥 가져다가 물에 펴서 얼굴에 바른다"고 밝혔다. 이를 당했다는 제보자는 "거기서 세뇌당해 거부하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물맥' 대부분 피해자들은 성인이 되자마자 오 목사 부인의 지시에 의해 생면부지의 Y교회 신도들과 결혼했다. 부부가 된 신도들은 임신, 출산을 강요당하기까지 했다. 강제로 결혼과 출산을 한 이들은 확인된 사람만 15쌍에 이른다.

이들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은 교회의 공동육아를 통해 다시 '영맥'이나 '물맥'으로 키워졌다. Y교회 피해자는 "개 농장에 어미 개를 계속해서 출산시켰다. 그런 것처럼 똑같이 이 집단에서 못 빠져나오게 가족을 형성시켰다"고 했다.

20년 전 오목사 사이비 의혹을 처음 세상에 알린 정윤석 기자는 "2000년 11월로 기억한다. 첫인상에서 놀란건 아주 고가의 옷을 빼입고 있었다. 알사탕만한 빨간 보석이 박힌 반지를 끼고 있었다. 여기는 정상적인 교회가 아니구나 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오목사는 이미 교회에서 사이비 교리 전파로 제명당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지역 교회 관계자들은 20년 전 교단에서 제명됐고 출교당했다는 공문을 보여줬다. 20년 전부터 오씨는 목사가 아니고 교회는 협회에 등록조차 돼있지 않은 상태다.

탁지일 교수는 "성경과 기독교를 이요했을 뿐 사리사욕을 채운 범죄적 집단이다. 종교가 아닌 범죄조직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태경 교수는 "한 사람을 놓고 착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착취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여성 신도 3명을 강제로 추행하는 등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안산 Y교회 오 목사에 대해 지난 14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lw807@busan.com




▶ 네이버에서 부산일보 구독하기 클릭!
▶ '짐승의 삶'...살아서 나와도 사는 게 아니었다
▶ 부산일보 홈 바로가기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