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타 강사' 박광일 구속에 학원가 "댓글조작 뿌리 뽑아야"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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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1.26. 오후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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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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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 많아
"입시업계 과열된 경쟁심이 부른 참극"
대성마이맥, 구매 강좌 전액 환불 결정


대입 수능 국어에서 '1타 강사'로 유명세를 떨치던 박광일(사진) 씨가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학원가가 술렁이고 있다. 이참에 불법댓글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그동안 의혹만 무성했던 학원가의 '불법 댓글부대'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19일 박광일 씨가 소속된 대성마이맥은 자사 인터넷강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박 씨의 강의를 폐쇄하고, 관련 강좌를 구매한 수강생에게 조건 없는 환불을 약속했다.

대성마이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어영역 박광일 강사가 2019년 6월 사건으로 구속 조사를 받게 됨에 따라 정상적인 강좌 제공에 차질이 생긴 바, 보상 및 대책 방안을 세웠다"며 "박광일 강사의 교재와 강좌를 구매한 수강생에게 조건 없이 전액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성마이맥 19패스 구매회원 모두에게 이감 모의고사 전 회차(10회분)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박광일 강사의 콘텐츠 제공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전했다.

박광일 씨와 그가 차린 회사의 직원들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2년여 동안 아이디 수백 개를 만들어 경쟁 관계에 있던 특정 강사 등을 비방하는 내용의 댓글을 조직적으로 단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19년 6월 강사 출신의 한 유튜버가 'of the 팡일, by the 팡일, for the 팡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자신이 운영하던 채널에 올리면서다. '팡일'은 박광일 씨를 지칭하는 표현인데, 그가 차명 아이디를 만들어 경쟁 강사들을 비방하고 있다는 게 영상 속 주장의 내용이었다. 논란이 일자 수일 만에 박 씨는 곧바로 공개 사과를 하는 등 댓글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그런데 사안이 커지며 경찰 수사로까지 확대되자 박 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기 시작했다. 사과문에서 "큰 죄를 졌다"며 "벌도 달게 받겠다"고 했던 것과 달리, 그는 댓글 조작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같은 혐의를 받았던 직원들도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박 씨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진술하면서 결국 그는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됐다.

이후 별탈없이 '대치동 4대 천왕'으로 명성으로 이어가던 그는 1년 여가 지난 18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그동안 검찰이 보강수사를 통해 직원들 외에도 박 씨가 댓글 조작에 가담했다고 판단하면서다.

학원가에선 이번 일이 박 씨 한 명 만의 사례가 아닐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마케팅 수단의 하나로 댓글부대를 쓰는 경우가 암암리에 종종 있어 왔다는 주장이다.

사교육 업계 한 관계자는 "홍보대행사를 쓰든, 학원 직원의 업무 중 하나로 댓글을 달게 하든 규모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공공연하게 관행 아닌 관행으로 하던 학원들을 소수라고만 할 순 없다"면서 "학생들이 강의를 고를 때 댓글알바가 쓴 건지, 아닌지까지 구분해서 보는 분위기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학원 관계자는 "입시업계의 과열된 경쟁심이 부른 참극"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업계가 다함께 사교육 불법홍보 관행을 없애려는 자정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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