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타강사의 ‘일탈’ 경쟁자 비방댓글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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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대행사까지 차려 댓글 조작
인터넷강의 중단… 수험생들 타격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1타 강사’로 유명한 박광일 씨(45·사진)가 홍보대행사를 차려놓고 라이벌 강사나 경쟁업체를 비방하는 온라인 댓글을 달아 온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박 씨가 진행해온 인터넷강의들이 모두 중지되며 피해는 수험생들이 떠안게 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한성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씨에 대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씨가 운영한 홍보대행사에서 일한 전모 본부장 등 관계자 2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씨 등은 2017년 7월부터 2018년 5월까지 회사를 차려놓고 아이디 수백 개를 만들어 경쟁업체나 다른 강사들을 깎아내리는 댓글을 지속적으로 온라인에 올렸다. 특히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강사들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발음을 지적하는 등 인신공격도 일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 등은 필리핀에 온라인 가상사설망(VPN)까지 만들어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도 했다”고 말했다.

박 씨의 댓글 조작 논란은 2019년에 불거졌다. 당시 그는 “수험생들에게 사과드린다. 큰 죄를 졌다. 모든 것이 내 책임이며 벌도 달게 받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경 수사 과정에서 박 씨는 “자신은 비방 댓글 작성에 가담하지 않았으며, 회사 직원들이 주도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 이후 학원에서 대면 강의는 중단했지만, 인터넷강의는 계속해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고 한다.

박 씨가 강사로 있던 대입학원 대성마이맥은 박 씨의 구속이 알려진 뒤인 19일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박 강사의 콘텐츠 제공을 잠정 중단하고 관련 강좌·교재를 구매한 수강생에게 조건 없는 환불을 하겠다”며 “환불 신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사이트 내 환불 페이지를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학원의 공지에도 박 씨에 대한 비판은 이어졌다. 한 수험생은 “지속적으로 들어오던 수업을 못 듣게 돼 입시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며 “돈도 돈인데 시간은 어떻게 배상할 것이냐”고 분개했다.

고교 교사 출신인 박 씨는 EBS 등에서 국어강사로 활동하며 큰 인기를 끌어왔다. 학원가에서는 ‘대치동 4대 천왕’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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