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일자리 만들기
미래형 일자리 만들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1.19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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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학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의 글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알려진 개미집단에서도 진짜 자신들에게 도움 되는 일을 하는 개미는 20%에 불과하고, 80%는 열심히 일하는 척하지만 단순한 일만 하면서 빈둥빈둥 놀고먹는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열심히 일하는 20%의 젊은이들이 노인들을 포함해 일 안하는 80%를 먹여 살려야 하는데, 앞으로는 IT기술의 발달로 로봇이나 기계가 사람 일을 대신하게 된다고 하니 50년 후면 현재 직업의 70%가 없어진다는 걱정까지 나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과연 사람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일까?

영어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을 하는 사람을 ‘애니버디(anybody)’, 특별한 능력으로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을 ‘썸버디(somebody)’라고 부른다. 현재 외국인노동자나 로봇이 대신할 수 있어서 줄어드는 일자리 대부분은 애니버디들의 것으로, 대체로 힘들고 임금은 싼 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애니버디들이 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많다. 그러나 썸버디 준비가 덜 된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부족하다. 그러면 우리는 무슨 일자리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알파고와의 바둑대결에서 이세돌이 1승을 거둔 것이 인간승리의 마지막일 거라는 말도 있었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앞으로는 사람이 알파고를 이길 수 없다는 논리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최근 BTS의 우리말 노래 ‘크리스마스 러브’가 히트를 치자 가사 속의 ‘소복소복’을 제대로 영역하지 못했다 해서 온갖 반응이 다 나오고 있다. 1939년에 발표된 조지훈의 ‘승무’라는 시에 나오는 우리말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우고’ 등의 표현도 서양인들은 이해하기도 번역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세계의 모든 언어를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이 세계글로서의 가능성이 가장 많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더욱 발전시켜 우리글을 세계글로, 우리말을 세계말로 만드는 ‘인공지능’은 우리밖에 개발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 젊은이들을 썸버디가 되게 하는 길이 떠올랐다.

전 주한미상공회의소장 제프리 존스는 2000년 9월 『나는 한국이 두렵다』는 책에서 ‘한국이 2025년에는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세계유일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로 그는 한국이 IT산업 최강국이 될 것이고 한국국민이 ‘삭막한 사이버세계에 인정을 불어넣을 수 있는 유일한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섬세한 우리말 표현 속의 민족정서가 큰 힘을 발휘한다고 본 것이다.

만약 이것을 인공지능으로 개발한다면 그 연결고리인 ‘풀’ ‘정(情)’의 개념이 약한 서양인들은 ‘애니버디 알파고’는 몰라도 ‘썸바디 알파고’는 엄두도 못 낼 것이다. ‘소복소복’과 ‘파르라니’ 같은 표현에 스며들어 있는 우리 겨레의 정서를 살리는 인공지능은 그들이 못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방면의 ‘썸바디 알파고’는 우리가 더 잘 만들 수밖에 없다는 말이 된다. 서양 사람들의 ‘애니버디 알파고’를 이길 ‘썸바디 알파고’ 덕분에 앞으로 우리 젊은이에게는 고급 일자리가 훨씬 늘어날 것이다. 이번에 BTS가 보여준 것처럼….

열쇠는 우리 정부와 IT기술자들이 이 사실을 잘 깨닫고 준비를 제대로 하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러자면 일본인이 왜곡시켜놓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부터 바르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분발을 기대한다.

박정학 사단법인 한배달 이사장 역사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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