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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황교익 씨 주장처럼 우리민족은 전골을 먹지 않았을까?
  • KIA_허영택
    추천 16 조회 1,594 리플
    글번호 201810190024410039 | 2018-10-19 21:34
    IP 211.217.*.146

 

황교익 씨가 계속 주장하는 말 중에 국물 자작자작 있는 불고기 형태는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이고,


그게 일본의 스끼야끼에서 비롯된 걸 거라고 주장하십니다. 그 문헌적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아까 아래 글에서 황교익 씨가 "불고기 우리 것 아니면 어때!"라고 발언한 유튜브 동영상을 보니,


그 밑에 어떤 분께서 덧글로 '전립투'라는 것을 인용하셨더군요. 그래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전립투'(氈笠套) 또는 '벙거짓골'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전골을 지지는 그릇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황교익 씨는 우리 불고기가 고대의 '맥적'처럼 그냥 직화구이 정도였고, 


우리가 현재 먹는 전골 형태의 불고기는 일본의 스키야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립투'라는 용기가 무엇인지 검색해 봤습니다. 아래와 같은 형태의 요리기구더군요.






  







민족문화대백과 사전에서 '전립투'를 찾아봤습니다.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네요.




전립투(氈笠套) 또는 전립골 또는 벙거짓골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군복에 전립이라는 벙거지 모양의 모자를 썼는데, 전립투는 바로 이 전립의 모양을 본따서 만든 것이다. 전립투는 대개 무쇠나 곱돌로 만들며, 들기에 편리하도록 양편에는 고리모양의 손잡이가 달려 있다.

전립투를 벙거짓골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그 모양이 마치 벙거지를 젖혀놓은 것과 비슷하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조선시대의 실학자 이.지함(李之菡)이 전립을 비올 때에는 쓰고, 집에서는 밥을 지어먹었다는 일화가 전하여질 정도로 전립과 전립투는 그 모양이 흡사하다.

전립투에 전골을 끓일 때에는 가운데 오목한 부분에 육수를 붓고, 둥근 가장자리에 잘게 썰어 양념한 고기·어패류와 버섯·양파·미나리 등의 채소를 채썰어 가지런히 놓았다가 먹기 직전에 육수에 이들 재료들을 넣고 끓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전립투 [戰笠套]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전립투에 대한 문헌기록은 뭐가 없을까 검색해 봤습니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운영하는 한국고전종합DB에 아래와 같은 글이 검색됩니다.






.

글씨가 너무 뭉개져 작은 글씨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눌러봤더니, 아래와 같이 정리된 화면이 나오더군요. 다시 올려보겠습니다. 







이 글의 작자는 이학규(李學逵, 1770-1835)라는 사람입니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길게 설명되어 있어 대충 간추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학규는 서울 출생으로, 부친은 이응훈(李應薰), 모친은 여주 이씨(驪州李氏)로 진사 이용휴(李用休)의 딸이다. 부인은 다산(茶山)정약용(丁若鏞)의 가문인 나주 정씨(羅州丁氏)이다. 이응훈은 이학규가 태어나기 5개월 전에 22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이학규는 외조부 이용휴에게 교육을 받았고, 실학자인 외삼촌 이가환(李家煥)을 비롯해 성호 이익의 실학 학풍을 전수받았다. 문학으로 정조의 인정을 받았지만, 신유사옥에 연루되어 전라도 화순, 경상도 김해 등지에 유배되었다.


정약용과 마찬가지로 유배 기간에 저술에 전념했고, 정약용과도 빈번한 교류를 했다. 이후 그는 유배지의 민중의 생활과 감정을 문학창작에 수용해 표현했고, 우리의 역사·지리·풍속과 자연과학 등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 이에 대해 연구해 논술했다. 




이 이학규라는 사람이 쓴 시문집이 바로 위에 올린 친필 필사본  [낙하생고(洛下生藁)]입니다.  



그럼 위에서 인용한 글에 뭐라고 했는지, 부족한 실력으로 한 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글이 아니고, 시인 것 같습니다. 앞뒤로 계속 이어진 연작시라서 중간부터 보려니 이해가 조금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보자니, 너무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제가 붉은 선으로 표시한 구절만 해석해 보려고 합니다. 



""철립사아적, 자시골동갱 (鐵笠些兒炙, 瓷匙骨董羹)""



철립(鐵笠)은 무쇠로 만든 모자라는 뜻인데, 당연히 이런 모자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무거운 철모자를 쓰고 다닐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야사에는 토정 선생이 이런 모자를 쓰고 다니다가 배가 고프면 모자를 벗어서 밥을 해먹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두번째 구절의 '자시(瓷匙)'는 중국식당 같은 곳에 가면 있는 완탕 국물 같은 것 떠먹을 때 쓰는 숟가락 비슷한 사기를 말하는 것 같구요. 


'골동갱(骨董羹)'은 사전에 생선, 고기, 채소 등을 섞어 넣고 끓여서 만든 국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저 시구 구절을 적당히 의역하자면 



""철립 위에 고기 몇 점 얹어 놓고, 사기숟가락으로 고깃국물을 떠 먹네.""



정도로 해석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철립'이라는 단어를 사람들이 모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이학규는 자기가 지은 시구 아래에 작은 글씨로 다음과 같이 보충 설명했습니다. 



俗以鐵造氈笠㨾。謂之氈笠套。每飯。煎珍臠嘉蔬。以佐飯。



(민간에서는 철로 전립(조선시대 무관이 쓰던 모자) 모양의 도구를 만들었는데, 이를 '전립투'라고 한다. 밥 먹을 때마다 잘게 저민 귀한 고기와 신선한 야채를 (전립투 안에 넣고) 끓여서 반찬으로 먹는다.




지루하고 긴 글이 되었지만, 어쨌든 18세기부터 우리 민족 역시 고기와 야채를 넣고 끓인, 일본의 '스끼야끼' 같은 형태의 전골을 먹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 용기의 모양을 보시면, 전립을 뒤집어 놓은 주변의 평평한 곳에 고기를 구워 먹고, 고기에서 흘러나온 육즙이나 기름이 중앙의 홈 안으로 들어가면 거기에 야채 넣고 물 부어서 끓여서 전골 형태로 먹고 그렇지 않았을까요? 아래 황교익 씨가 "불고기 우리꺼 아니면 어때?"라고 말했다던 유튜브 동영상에서 한 발언을 다시 보시죠.





황교익 : (설명) 숯불에 굽는 직화구이~ 고구려 설하멱~ 조선시대 너비아니~ 

직화구이 형태는 우리나라만 아니고 다른 나라도 있었으니까 그건 중요하지 않죠
우리가 먹는 불고기 중에 물이 자작하게 있는 불고기


 : 네네 그 보통 황동판 위에


황 : ㅇㅇ 달콤한 간장 맛. 일단 달콤한 간장이라는게 우선 일본의 간장이죠
일본사람들은 나베라고 해서 달작지근 간장에 소고기를 달작지근 나베를 해먹어요
그 음식이 스끼야끼로 발전을 하고 그게 우리의 지금 먹는 자작한 불고기에... 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중략)

 : 근데 일본은 그러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게 오늘 황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나라 음식들로 알고 있던 것들이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면 그것 가지고 언짢아하시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 그~렇죠.  이 불고기가 스끼야끼의.. 그..그거일 수 있다, 그리고 불고기라는 라는 말 자체가 일본의 야끼니꾸의 번안언어니까...
김밥이 일본에서 온 것이다 후토마키 변형이다 라고 이런 얘기하는 순간 친일 얘기가 나와.






저는 황교익 씨가 본인이 친일파로 억울하게 매도되고 있다는 감성팔이 글만 올리지 마시고,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공부를 좀 더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공부로 단정적인 발언을 하는 것도 자제하셨으면 좋겠구요.  

리플
김상옥2018-10-19 21:44IP: 211.243.*.4허영택님글은 진짜 황교익이한테 떠먹여서라도 보여주고 싶네요.
만만세2018-10-19 21:46IP: 110.8.*.35사실 국물이 자작자작한 '서울식 불고기'가 탄생한 것은 1960년을 전후한 시점이고.. 이게 스키야키의 영향을 받았다 치더라도 일제강점기랑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인데.. 저는 황교익이 국물 불고기가 일제시대에 탄생한 음식인 줄 착각한 상태에서 스키야키와 연결했고.. 스키야키를 불고기로 번역할 수는 없으니까 야키니쿠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한마디로 기본 지식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근거없는 추론을했다 나중에 정보를 그에 맞게 끼워맞추려다보니 결국 총체적 난국.. 이제는 뭐가 뭔지도 모르겠는..
KIA_허영택2018-10-19 21:50IP: 211.217.*.146만만세//음..그렇군요. 사실 저는 음식에 관한 지식이 거의 없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미식가도 아니라서, 그런저런 사항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황교익 씨가 자꾸 단정적으로 불고기가 무조건 일본음식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니, 그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가 있나 검색해서 찾아본 것입니다. 확실히 미리 답을 정해놓고 자기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예를 들면 이효석)만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추징2018-10-19 23:11IP: 175.223.*.99불고기는 건조한 편 아닌감...
진심으로2018-10-22 17:10IP: 113.52.*.69예전에 쓰신 글들부터 전부 읽고 있는데 몰랐던 것들을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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