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교엘리트 잇단 체제이탈…해외 활동·본국 지원 축소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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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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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사이 태영호·조성길·류현우 3명 한국행
류현우 “자녀에게 미래 선물하기 위해 결심”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관 대사대리가 지난 2019년 9월 한국으로 들어온 가운데 북한 외교관들은 대북제재에 따른 주재국 활동 영역 축소와 본국 지원 축소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해외공관 자료사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 외교엘리트들의 체제 이탈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가장 최근에는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지난 2019년 9월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최근 5년 사이에만 영국 주재 공사였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대사대리에 이어 세 번째다.

북한 외교엘리트들의 잇단 체제 이탈은 외교관 신분이라는 특성에 더해 국제사회의 강화된 대북제재 영향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석 대진대 교수는 26일 “아무래도 해외에서 활동하다보니 북한체제의 실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대북제재로 외화 획득 등에서 어려움은 커졌는데 검열과 문책은 오히려 강화되니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에 나가있는 북한 외교관들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로 주재국에서의 활동 영역과 본국에서의 지원 축소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6년 북한의 5차 핵실험 감행에 대응해 대북결의 2321호를 채택하면서 회원국들에 외교관 규모를 줄이라고 권고했다. 이 같은 추세는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더욱 확산됐다. 유럽과 중동, 남미 등에서는 북한 대사 추방이 줄을 이었다. 류 전 대사대리도 2017년 9월 쿠웨이트가 당시 서창식 대사를 추방하면서 대사대리를 맡았고, 조 전 대사대리 역시 비슷한 시기 이탈리아가 당시 문정남 대사를 추방하면서 대사대리로 맡았다.

자녀문제 역시 주요 요인이다. 류 전 대사대리는 자녀에게 좀 더 좋은 미래를 선물하고 싶어 한국행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앞서 태 의원도 탈북 동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에 대한 염증과 함께 자녀의 장래를 꼽은 바 있다. 어린 나이에 자유로운 분위기의 해외에서 자란 북한 외교관들의 자녀들은 부모가 해외 임기를 마치고 평양으로 복귀한 뒤 적응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류 전 대사대리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탈북을 결심하기 전 한국의 촛불혁명을 지켜봤다며 “정말 대단한 나라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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