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음원 스트리밍 기업 스포티파이가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직상장을 택한 스포티파이의 주가 상황에 따라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상장 공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스포티파이 주가는 149.60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당초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 가격이었던 132달러보다 12% 높은 수준이다. 장중 한때 165.90달러를 기록해 예상가를 26% 상회하기도 했다.

지난해 스포티파이 주식은 장외에서 37.50~125달러에 거래됐으나 뉴욕 상장을 신청한 후인 올해 1월과 2월에는 90~135.20달러 선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상장 직전 시가총액은 약 220억달러(약 24조원)로 평가됐으나 첫 거래에서 주가가 장중 한때 165달러를 넘어서면서 시가총액이 300억달러(약 32조원)에 육박했다.

스포티파이는 다른 기업과 달리 별도 기업공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증권거래소에 바로 상장하는 '직상장'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특히 이목을 끌었다. 대부분 기업은 투자은행을 고용해 사전 공모를 통해 신주를 발행한다. 직상장을 하면 기존 주주들이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을 받아 곧바로 공개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미국 IT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직상장을 택한 기업으로는 스포티파이가 최대 규모다. 거의 첫 사례라고도 할 수 있다. 그동안 직상장을 택했던 기업은 주로 스핀오프였거나 파산에서 회복했거나 다른 증권거래소에서 옮겨온 경우가 대다수였다.

CNBC는 스포티파이의 직상장이 가능했던 이유로 두 가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첫 번째로 스포티파이는 이미 상장을 위한 현금 자금을 확보했다. 두 번째로 스포티파이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 7000만명을 보유한 기업이기 때문에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별도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었다.

직상장을 택한 스포티파이 주가는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의 상장 방식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실제로 뉴욕증권거래소 측은 스포티파이의 상장을 앞두고 기업들로부터 직상장 절차에 대해 문의를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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