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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로 종영한 무명가수전 ‘싱어게인’이 남긴 것은

[경향신문]
30호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가수 이승윤(위 사진)이 이적의 ‘물’을 재해석한 무대로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의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은 정통 헤비메탈 음악을 선보여온 29호 가수 정홍일(아래)에게 돌아갔다. JTBC 캡처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이 지난 8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막을 내렸다. 익숙함의 늪에 빠져 내리막을 걷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화려한 부활이다.

이날 오후 9시30분 방송된 <싱어게인>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10.0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 이소정, 이정권, 요아리가 우승을 놓고 파이널 경연을 펼쳤다.

최종 우승은 이적의 ‘물’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30호 가수’ 이승윤에게 돌아갔다. 이승윤은 “예상치도 못할 만큼 많은 마음을 전해주셨고 그 마음이 제게 와닿았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슈가맨>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싱어게인>은 시작부터 화제였다. 1회 3.2%로 시작한 시청률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8회 이후 줄곧 8%대를 유지했다. “한 장이라도 앨범(싱글 포함)을 발표한 적이 있는 무명가수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준다”는 기획 의도가 사람들 마음을 움직였다.

참가자들을 이름 대신 번호로 부르는 등 ‘쇼적인 연출’도 한몫했다. 방송을 본 이들이 직접 참가자들 이름을 검색하게 하면서 몰입감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다. 톱10 참가자들의 이름을 공개한 명명식을 통해 “무명가수가 이름을 찾아간다”는 ‘서사’가 비로소 완성됐다. 크레용팝 초아, 유미 등 추억의 가수를 소환해내는 장면은 <슈가맨>을, 인지도나 경력을 떠나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는 <나는 가수다>를 떠올리게 한다.

30호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가수 이승윤(위 사진)이 이적의 ‘물’을 재해석한 무대로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의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은 정통 헤비메탈 음악을 선보여온 29호 가수 정홍일(아래)에게 돌아갔다. JTBC 캡처

트로트 열풍 이후 ‘자가복제’를 반복해오던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서 <싱어게인>의 장르적 다양성은 유독 빛났다. 46세 헤비메탈 로커 정홍일부터 포크음악의 맛을 보여준 이무진, 걸그룹 레이디스코드 출신으로 깊이 있는 감정을 노래한 이소정까지, 주류 음악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한 참가자들이 두루 주목받았다. 그중에서도 스스로를 ‘방구석 음악인’이라 부른 이승윤에 대한 지지는 폭발적이었다. 이효리의 ‘Chitty Chitty Bang Bang’ 커버 무대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스타일로 ‘장르가 30호’ ‘서태지에 비견된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경쟁’ 대신 ‘공연’에 집중한 것도 기존 경연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여기엔 이선희, 김종진부터 선미, 송민호까지 시니어·주니어를 아우른 심사위원들 구성도 한몫했다. 무대를 즐기는 관객의 반응을 연상케하는 심사평이 주를 이루면서 ‘전문성이 없다’는 일부 부정적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무명 가수의 성장을 응원하는 이들의 따뜻한 심사평은 <싱어게인>을 ‘보기 편한 예능’으로 만든 일등공신이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대국민 오디션’을 표방한 <슈퍼스타K> 이후의 경연 프로그램은 K팝, 트로트같이 특정 장르로 구획을 나누려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해당 장르에 속하지 않는 아티스트와 팬들을 소외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싱어게인>은 다양한 개성의 가수들을 한자리에 모으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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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에서 건설·부동산 분야를 취재합니다. 숫자 뒤의 사람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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