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걱정되지만… 조촐하게 설명절 치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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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때 찾아뵙지 못해 이번엔…"
서울역·터미널엔 귀성객 발걸음
귀성 대신 가족여행 택한 시민도
"추석때는 안 내려갔는데, 코로나19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이번엔 내려가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역·고속터미널·김포공항 등에는 이른 명절을 맞이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추석때도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건너뛸 수는 없다"며 "조촐하게라도 명절을 치르겠다"고 말하며 고향으로 향했다.

5인 미만 집합금지로 가족 모임이 어려워지자, 연휴를 맞아 여행을 택한 시민들도 있었다. 인천공항에는 캐리어를 끌고 제주도로 향하는 여행객과 귀성객이 섞여 붐비는 모습이었다.

이날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은 예매한 차편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개인, 연인, 가족까지 다양한 모습이었다. 코로나 속에서도 가족과의 만날 것이란 기대에 설레는 표정이었다.

예비 배우자와 목포행 버스를 기다리던 이성현씨(31)는 "결혼할 사람인데 부모님께 처음 인사를 드리러 함께 내려간다"며 "지난해엔 코로나가 심해 못내려갔는데 어른들이 올라오시게 할 수는 없어서 이번엔 내려가게 됐다"고 말했다.

5살 아들과 함께 터미널을 찾은 유보경씨(40)도 "지난 설이랑 추석 때 다 못가다 보니까 이번에도 안 갈 수도 없고 해서 선물을 좀 챙겨서 왔다"고 말했다.

터미널 관계자들도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한다고 했다. 한 고속버스 기사는 "지난해 코로나 한창일 때는 차편을 줄였는데도 버스가 비었다"며 "올해는 좀 늘지 않겠냐고 우리끼리 얘기했는데, 이정도로 매진될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은 대규모 가족 모임을 자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친척을 제외하고, 가족끼리만 모여 최소한의 인원으로 명절을 지낸다는 것이다.

이날 서울역에서 부산행 열차를 기다리던 20대 강모씨는 "지난 추석 때도 안 가서 올해 설은 가게 됐는데 부모님을 포함해 4명만 모이기로 했다"라며 "원래는 친척들도 모여서 북적이지만 올해는 영상통화로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설 연휴에도 이어지면서, 귀성 대신 가족여행을 택한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서울역에서 강릉으로 친구와 여행을 떠난다는 한 시민은 "코로나 때문에 친척끼리 모이지 못하니까 여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에서는 이날부터 제주행 항공편의 매진 사례가 이어졌다. 항공업계는 설 연휴 제주도를 찾는 관광·귀성객이 14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포공항에서 한 여행객은 "코로나19가 조금 누그러지는 듯 해, 여행을 미뤄오다 설 연휴를 이용해 제주도 여행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올해 설 연휴 고향을 찾는 방문객은 2192만명, 하루 평균 438만명 규모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3251만명) 대비 32.6% 감소한 규모다. 코로나19 여파로 자가용 분담율은 93.5%로, 최근 5년(86.2%)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김문희 김성호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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