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수303,365
재생시간00:12
▲ 두산 베어스 김재호 ⓒ 두산 베어스[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10년 전 우리를 보는 느낌이다. 지금이 (후배들에게는) 엄청난 기회 아닐까."
두산 베어스 유격수 김재호(36)가 10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후배 내야수들과 경쟁을 이야기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1루수 오재일(삼성)과 2루수 최주환(SK)이 동시에 이적하면서 두산 백업 내야수들에게는 어느 해보다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렸다.
1차 캠프에서는 황경태, 김민혁, 신성현, 박지훈 등 기존 내야수들과 보상선수로 새로 합류한 강승호, 박계범, 올해 1차지명 신인 안재석까지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놓고 경쟁심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화기애애한 훈련 분위기 속에서도 각자 한 단계 더 성장하려는 의지가 눈빛에서 보인다는 게 코치진의 설명이다.
김재호는 주전으로 도약하기 전 자신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10년 전 우리를 보는 느낌이다. 그때는 나와 오재원, 이원석이 있었고, 조금 뒤에 허경민, 최주환이 있었다. 지금 선수들이 우리의 10년 전을 보는 느낌이다. 그 속에서 누가 살아남는지는 본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누가 독사같이 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 감독님께서 누구에게 기회를 주실지 모르겠지만, 누가 기회를 잘 살리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주전 선수들이 나이가 차서 후배들이 전보다는 더 나가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조금 더 이 친구들이 기회를 감지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악바리처럼 해야 하는 시간인 것 같다. 지금이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하고, 10년 전 우리가 그랬듯이 그런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긴장을 늦추는 순간 자리를 뺏기는 시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후배들이 위협하는 이 상황을 김재호는 반겼다. 김재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재자격을 얻어 3년 2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계속해서 후배들이 도전해올 때 밀리지 않고 경쟁을 할 수 있는 3년을 보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김재호는 "경쟁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경쟁에서 밀렸었고, 밀려서 백업 자리에 오래 있어 지금에서야 주전이지만, 그래도 저 친구들과 어느 정도 경쟁 구도가 그려질 수 있게 몸이 돼야 한다. FA를 했다고 해서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FA 시즌 때보다 올해가 조금 더 많이 몸을 생각하고 운동 쪽으로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나이가 있어서 순발력은 떨어지기 때문에 그 친구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더 많이 준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두산 베어스 내야수들에게는 올해 어느 해보다 큰 기회의 문이 열렸다. ⓒ 두산 베어스▲ 안재석(왼쪽)과 훈련하는 김재호 ⓒ 두산 베어스후배들과 경쟁하는 구도가 그려지는 게 좋지만, 신인 안재석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은 생기지 않길 바랐다. 김재호는 "안재석 선수 덕분에 나도 언급이 자주 되는 상황은 기분 좋다. 어렸을 때 나는 건방지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때 롤모델이 누구냐고 하면 나는 '없다, 내가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한 기억이 난다. 그 후 자존감이 떨어진 시기가 있었다. 지금 와서 후배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니까 고맙다"고 먼저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안재석이 수비를 잘한다. 고등학생치고는 잘하는 것 같다. 발전 가능성이 큰 것 같다. 하지만 안재석이 너무 조명을 받으면 다른 선수들이 서운할 수 있어서 말을 아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반대로 안재석도 그 친구들과 경쟁하면서 너무 무리한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닐까. 너무 주목을 받았는데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말을 아끼게 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재호는 2004년 1차지명 내야수로 주목을 받았지만, 2014년 시즌에야 처음 주전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그래서 안재석이 자신을 뒤따르고 싶다고 했을 때 "나를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말을 남기기도 했다.
김재호는 "나도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1차지명 선수로 주목을 받고 감당하는 것도 당연한데,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어마어마한 내상이 생긴다. 그래서 가능한 후배들이 상처를 안 받았으면 한다"고 했다.
후배들과 건강하게 경쟁하며 후회 없는 3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김재호는 "어떻게 보면 길고, 어떻게 보면 짧은 것 같다.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정말 마지막 3년이란 생각이 들어서 후배들하고 더 돈독해지고 싶고, 좋은 추억도 만들어주고 싶고, 친구들 성장에 도움도 주고 싶고, 여러 마음이 든다. 3년째가 되면 많이 슬플 것 같긴 하다. 감정적으로 많이 힘든 시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앞으로는 그냥 안 다치고, 10개 구단 유격수들과 대등하게 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제보>kmk@spotvnews.co.kr
[영상]'손흥민...7경기만의 부활포
[댓글] 손흥민은 월클인가?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은 기사라면?beta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집계 기간 동안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네이버 자동 기사배열 영역에 추천 요소로 활용됩니다. 레이어 닫기
이 기사는 모바일 메인 스포츠판에 노출된 이력이 있습니다.
이 기사는 사용자 추천으로 모바일 메인 스포츠판에 노출된 이력이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주요뉴스해당 언론사에서 선정하며 언론사 페이지(아웃링크)로 이동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각 많이 본 뉴스
최근 한 달 기사 중 오후 4시 ~ 5시까지 집계한 조회 수입니다. 총 누적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반년만에 이게 가능해?” 입단테스트의 대반전…LG서 방출된 좌완, 어떻게 꿈의 1군 입성했나 [오!쎈 인터뷰]
- 류현진만 못한 선발승, 홈 개막전에 재도전…이재원과 첫 호흡 맞춘다, 6048일 만에 '한화 선발 5연승' 도전
- "그냥 사람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ABS에 대한 KIA 김태군의 소신 [케스픽]
- “(장)현식이를 7~8회에도 써야 할 상황이…” KIA 29세 마당쇠의 5점차 등판, 꽃범호는 다 계획이 있다
- 뿌연 서울 하늘 미세먼지 경보 ‘매우 나쁨’, 29일 잠실 KIA-두산전 정상 개최 가능할까…KBO “계속 기상 정보 확인 중”
- 미세먼지에 비까지…두산, 그라운드 훈련 대신 실내 연습으로 대체 [잠실 현장]
- 감독도 칭찬하고 KBO리그 역사에도 이름 남긴 강민호, 후배들을 위해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 이유
- '99승 사냥' 류현진, 포수 이재원과 배터리…'1번 문현빈' 한화 홈개막전 선발 라인업 발표
- '7월 제대 예정' 이영빈, 솔로 홈런 꽝...2안타 2타점 [오!쎈 퓨처스]
- 한화의 유일한 패전 투수 류현진, 왜 '괴물인지' 보여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