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NAVER 연예

'명배우' 김선영의 비결 [스경X피플]

[스포츠경향]
배우 김선영,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그 누구의 얼굴을 해도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닌 인물이라도 배우 김선영을 통해 표현이 되면, 마치 세상 어디에 정말 살고 있는 사람처럼 생생하게 숨이 붙는다.

“공감이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전 아예 연기를 시작하질 못해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1년 가까이 묵힐 때도 있었죠. 바로 영화 ‘세자매’가 그런 작품이었어요. 남편이 감독이라 ‘그 인물은 이래야하지 않나’라고 툭 던지기도 하면서, 이해될 때까지 기다렸죠. 그래서 오히려 촬영에 들어가면 몇 번 찍지도 않고 정확히 가곤 해요.”

그를 두고 가히 ‘연기의 신’이 부를 만하다. ‘세자매’서 함께 호흡 맞춘 문소리는 ‘지하암반수처럼 바위를 뚫고 나오는 연기력의 소유자’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수식어는 오히려 쑥스럽다는 그다.

“어머! 그건 절 잘봐주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죠. 기분 좋은 수식어지만 공통의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연기 지적하는 악플도 많이 달리거든요. ‘지겹다’ 뭐 이런 댓글이죠. 그럼에도 배우도 사람인지라 완벽할 순 없으니 절 예쁘게 봐주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하고는 있어요.”

김선영의 여러 얼굴들. KBS2 ‘오! 삼광빌라’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영화 ‘세자매’ (왼쪽 위 시계방향).
■20년 연기 내공이 폭발하다

1995년 연극 무대로 데뷔한 그는 연기 하나만 바라보며 20여년 대학로에서 내공을 쌓았다. 매체로 넘어가 비로소 진가를 알리기 시작한 건 2005년 영화 ‘잠복근무’부터였다. 이후 ‘위험한 상견례’(2011) ‘국제시장’(2014) 등에 잠시 얼굴을 비쳤던 그는 tvN ‘응답하라1988’서 자신과 동명의 배역을 맡으면서 ‘신스틸러’로 단숨에 주목받았다. 오랫동안 눌러온 연기 공력이 폭발한 순간이었다.

이후 그는 작품마다 전혀 다른 얼굴들을 보여줬다.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선 당찬 커리어우먼 ‘서영아’로 분해 세련된 매력을 발산했고, KBS2 ‘동백꽃 필 무렵’선 말많고 탈많은 시장상인 박찬숙으로 양념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KBS2 ‘오! 삼광빌라’에선 당찬 걸크러시 ‘이만정’으로 나와 인교진과 핑크빛 무드를 이어간다. 어떻게 이런 많은 인물이 한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었을까.

“글쎄요. 제가 연기한 인물의 본능으로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것 뿐이에요. 그렇다고 흔히들 말하는 ‘빙의’는 아니에요. 그건 좀 무서운 표현이죠. 그 캐릭터의 본능을 연습하는 거죠. 그 인물의 외모, 옷 등에 도움을 받아 조금씩 본능을 다져나가면서 어떻게 움직일지 차곡차곡 쌓아가는 거예요. 그리고 카메라 앞에 선 순간 그냥 느끼는 대로 연기해요.”


■아내, 엄마, 그리고 김선영…“전 최고라고 생각해요”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그는 ‘걸크러시’ 느낌이 가득 묻어났다. 자신에 대해 명확히 알고 여유있게 말하는 얼굴엔 ‘자신감’이 서려있었다. 어떤 엄마냐는 질문에도 주저없이 ‘최고의 엄마’라고 답해 웃음보를 자극했다.

“진짜 멋있는 엄만데요? 제 딸에게도 항상 ‘엄마 장난 아니게 멋있지?’라고 말하거든요. 엄마의 행복이 최고의 교육이라는 게 제 신념이라서 행복하게 살려고 해요.”

남편인 이승원 감독은 ‘최고의 소울메이트’라고 자랑했다. 평소엔 알콩달콩해도 촬영 현장에서만큼은 격정적으로 토론할 만큼 뜨거운 열정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남편과는 10년 넘게 같은 극단을 이끌고 있어요. 제가 대표 겸 연기 디렉터고, 남편은 연출을 맡고 있죠. 그래서 의견을 어마무시하게 나누곤 해요. 이런 게 익숙해서 더 재밌고요. 아내로서도 전 좋은 아내에요. 하하. 남편 하는 일에 존경심이 있거든요.”


가족 뿐만 아니라 힘을 주는 건 다름아닌 ‘사람’이다. 사람을 너무 좋아해 늘 만나고 얘기를 나누면서 위로와 힘을 얻는다는 그다.

“저를 플러스 시키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내 친구, 후배, 좋아하는 언니·오빠들, 그들이 날 정의하는 것 중 하나에요. 사람들이 지닌 아름다운 지점을 훔쳐서 절 발전시키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도 아주 소중한 자산이라고.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얻기에 생생하고 다양한 인물들이 그에게서 튀어나올 수 있었다.

“어마무시한 재료죠. 주위 사람들의 개성이 섞여서 나오는 인물들도 많고요. 관찰의 대상이기도 해요. 도저히 모르겠던 내 친구의 결정도 2년여에 걸쳐 이해하게 되면, 필요할 때 제 연기에 쓰기도 하고요. 그들 덕분에 제가 연기를 하고 있는 거에요. 사실 저도 제가 누군지 잘 모를 때도 있다니까요.”

올해 마흔여섯살이다. 배우로 인정받은 위치, 안정된 가정, 쏟아지는 러브콜 속에서도 그는 또 다시 꾸는 꿈이 있을까. 질문을 건네니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전 미래를 잘 생각하지 않아요. 당장 해야하는 연기를 제대로 해낼 수 있기만을 꿈꾸죠. 이게 가장 설레는 숙제요, 스트레스요, 꿈이에요. 목표인 촬영을 끝내면 전 그 꿈을 이룬 거고요. 매일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매번 해내는 것, 그게 제 목표에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스포츠경향 인기 무료만화 보기]
[지금 옆사람이 보고있는 뉴스]

©스포츠경향(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연예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광고

AiRS 추천뉴스

새로운 뉴스 가져오기